국내 굴지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각각 대규모 리눅스 컨소시엄 구성에 나섬에 따라 국내 리눅스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왔던 리눅스사업이 이같은 정보기술(IT)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리눅스시장의 동향에 대해서는 예의 주목해오면서도 실제 리눅스사업에 발을 들여놓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국내 리눅스시장은 리눅스서버 공급업체나 극히 일부 리눅스 전문 프로그램 개발사에 의해 주도돼왔으며 무성한 말에 비해 실제 시장이 활성화되는 속도는 더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대대적으로 리눅스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리눅스시장의 향후 전망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이제 리눅스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윈도에 버금가는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앞으로 리눅스 시장판도는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 시장 자체가 급속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국내 리눅스 시장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리눅스용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했던 점. 그러나 이처럼 국내 주요 응용소프트웨어업체들이 직접 컨소시엄 형태로 리눅스 지원사업을 펼치기로 함에 따라 이같은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컨소시엄 형태의 공동사업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마케팅 부문까지 묶어냄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등 개별 기업 차원의 노력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일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국내 리눅스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들 주요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리눅스 지원에 나섬에 따라 그동안 눈치만 살피던 후발업체들이 대거 리눅스시장에 가세하는 상승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리눅스사업이 국내 소프트웨어 수출을 활성화시키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은 『아직 세계적으로도 리눅스소프트웨어시장은 무주공산』 이라며 『국내 우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리눅스 초기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리눅스 컨소시엄은 앞으로 관련업체들의 추가참여와 참여업체들의 이합집산 등으로 규모나 수적으로 더욱 커지고 컨소시엄간에도 상호 경쟁과 제휴를 거듭하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면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휴규모면에서는 현재 추진하는 구도보다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개방형 체제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시큐어소프트-이네트정보통신, 나모인터랙티브-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연합 모두가 마찬가지다.
여기에 국내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중심으로 일고 있는 리눅스 바람은 외국계 대형 IT업체들과의 제휴로 이어지면서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오라클·한국인포믹스 등 외국계 주요 IT업체들은 이미 리눅스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선언한 상태여서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과 쉽게 제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달중이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리눅스 컨소시엄이 과연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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