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로 위축됐던 삼성 등 5대그룹의 연구개발(R&D) 활동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연구조직을 개편하고 연구개발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등 질적으로도 크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발표한 「IMF체제 이후 5대그룹 R&D 구조변화 실태분석」 자료에 따르면 5대그룹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비는 대학·연구소·기업 등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 투자비의 65.6% 수준이며 학사 이상 연구원도 우리나라 전체 연구원 7만7883명의 44.4%인 3만4594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산기협은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 활동이 IMF체제 이후 과거보다 기능이 크게 약화된 반면 개별기업의 상설적인 자체 조정기구에 의한 종합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어 기술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LG그룹의 경우 그룹의 연구개발을 조정할 때 그룹회장 및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관련임원이 참석하는 주간간담회를 통해 심의조정하며 회사별 투자는 CTO 및 기술담당임원이 기술협의회를 통해 결정,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도 각 사 CTO 모임인 운영위원회에서 협의, 결정하며 기술관련 임원들이 참석한 사장단회의를 통한 그룹기업간 기술개발비를 별도로 분석, 심의하고 있다. 또 주요기업들의 연구개발 조직이 인수합병을 통해 통합되고 중복투자에 따른 연구개발비를 줄이는 등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해져 연구개발 성과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기협은 현대전자의 경우 메모리선행기술연구소와 메모리개발연구소를 통합하고 현대반도체와의 합병에 따라 다시 연구개발 조직의 통합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종합기술원은 사업관련 프로젝트 등을 각 회사로 이관하고 있으며, LG종합기술원도 환경연구소를 LG엔지니어링으로 이관하는 등 구조조정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5대그룹이 과장급 이상은 연봉제를 실시하거나 검토하고 있으며 연구활동의 생산성 향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연구개발자금 조달의 경우 현대와 삼성이 각각 90%와 80%를 자체 조달하는 등 대부분의 그룹이 자체 조달에 의존하고 있으며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외 연구소의 상당수를 폐쇄해 향후 기초 및 응용기술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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