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까지 고지를 사수하라.」
끊임없는 해커들의 침공을 막기 위해 방화벽을 세우고 침입통로를 막는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네트워크에서 경계 강화가 군대의 불침번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해커들의 침공은 잠잘 줄 모른다. 24시간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사이버 공간을 숨막히게 한다. 「지존」으로 불리는 해커의 고수로 남기 위한 두뇌싸움이 총성과 함께 시작됐다. SF영화에서 봄직한 사건들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보안전문업체인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는 2일 오전 10시 「제1회 해커 왕중왕 서바이벌 게임대회」를 실시했다. 오는 7일까지 6일간 벌어지는 이번 대회는 해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내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범죄행위로만 알려졌던 해킹은 활용에 따라 첨단 보안기술로 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보호 업체들의 대부분은 해킹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이 대회의 슬로건 역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잠정적인 집계로 국내 해커는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이 국가 기관망이나 금융망, 기업망 등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할 경우 첨단 보안분야에서의 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될 수 있다. 또 청소년의 건전한 사이버 위락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보안기술을 연마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장으로도 발전시킬 수도 있다.
해커의 자유지대를 선언한 이번 행사는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는 행사인 만큼 행사장소 역시 「사이버스페이스」다. 자격조건도 없다. 행사기간 중 언제나 참여할 수 있다. 「해커스랩(www.hackerslab.org)」 홈페이지에 접수하는 것으로 참가등록은 끝난다.
진행방법 역시 간단하다. 「해커스랩」에서 임의로 준비한 홈페이지를 공략하는 것으로 루트를 획득한 후 본인의 홈페이지를 개인 식별부호와 함께 올려놓으면 된다. 루트 획득자가 자신의 홈페이지 공개를 원치 않을 경우 시큐어소프트의 홈페이지를 개인 식별부호와 함께 올려놓으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략한 루트를 지키는 것이다. 행사종료시간인 7일 오후 10시 현재 루트를 확보한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확보한 루트를 타인의 침공으로부터 막아내는 기술이 이 게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 시스템을 다운시키거나 파괴해서는 안된다.
게임에서 승리한 「지존(?)」에게는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부상(노트북)과 함께 본인이 희망할 경우 해커스랩 정식직원으로 특채되며 아르바이트 근무도 가능하다.
이 대회를 주최한 시큐어소프트는 이번 「해커 왕중왕 서바이벌 게임대회」를 확대 발전시켜 연례행사로 실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8·15 광복절을 기념하는 행사로 전세계 해커들을 한자리에 모으겠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또 긴박감 및 흥미를 더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 게임방식을 적용, 편을 나눠 진행하는 해킹방식도 검토중이다.
시큐어소프트 김홍선 사장은 『해킹을 단순한 충동적 범죄행위 정도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첨단기술로 인정해 주는 것이 보안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이번 대회의 취지를 강조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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