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케이블TV 사업자인 주피터 텔레컴이 내년에 디지털방송 체제로 전면 이행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가을까지 총 200억엔을 투입해 전국 22개의 산하 케이블TV 방송국을 모두 디지털방송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주피터의 이번 디지털 전환 방침은 내년 9월 시험방송에 이어 12월 본방송에 들어갈 예정인 방송위성(BS) 디지털방송에 완전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서둘러 구축,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피터는 이에 따라 디지털방송이나 인터넷 등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낡은 네트워크를 기존의 2배 가까운 대용량 회선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또 도쿄와 오사카·후쿠오카 등 전국의 주요 5개 지역에 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을 가입세대에 보내는 데 사용할 송신시설을 건설하고, 주변의 산하 방송국과는 광파이버 회선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주피터의 이번 디지털 투자로 가입자들은 NHK가 내년 9월 BS디지털방송으로 시험 서비스할 예정인 시드니 올림픽 경기 등을 고화질의 디지털하이비전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주피터에서는 내년 12월 본방송 개시까지 BS디지털방송과 통신위성(CS)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을 결합한 「디지털방송세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데, 시청료는 월 1000엔 정도로 낮출 방침이다.
스미토모상사와 미국 AT&T 산하의 리버티미디어가 합작으로 설립한 주피터는 간토(關東)·간사이(關西)·규슈(九州) 지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제이콤도쿄 등 22개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9월 말 현재 48만5000세대가 가입해 있다.
한편 내년 말 개시되는 일본의 BS디지털방송은 현행 BS아날로그방송과 마찬가지로 파라볼라 안테나와 수신기를 갖춰 시청하거나 인근의 케이블TV 방송국에 가입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케이블TV 방송국의 대응 여부가 보급의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BS아날로그방송의 경우 총 가입세대 946만 중 약 30%가 케이블TV 방송국을 경유하고 있다.
그러나 고화질의 디지털하이비전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특징으로 하는 BS디지털방송은 사실상 케이블TV 방송국의 디지털화를 요구하는데, 일본 전역의 총 738개 케이블TV 방송국(합계 794만세대 가입) 중에는 방송국당 약 10억엔이 드는 디지털화 투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곳이 상당수 있다. 디지털방송에 대응하지 못하는 방송국은 BS디지털방송을 아날로그방송으로 변환해 전송하기 때문에 화질이나 서비스 내용이 떨어지게 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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