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된 것이 나에게는 무척 큰 행운이다. 회사에 근무하면서 학교에 나와 강의를 한다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회사에서는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대학강의를 통해 그 이론을 정리, 체계화할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늘 새로운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벤처기업 창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그러나 산학간의 연대가 미흡하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가득차 있는 곳은 다름아닌 대학이다. 대학은 거대한 잠재적인 연구개발센터다. 우수한 교수와 열정적인 학생들이 모여 있어 기업에서 현실적이고 명확한 목표만 도와주고 함께 노력한다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단순한 대기업의 용역과제를 수행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창출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학은 산업이 계속 성장, 발전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곳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대학 졸업 후 기업체에 취직을 하게 되므로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공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좀더 생산적이고 현실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만 곧바로 산업현장에서 적응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기업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1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반드시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품의 질과 성능은 독창성과 차별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학생들의 독창적인 사고를 키우기 위해 대학 자체 발명대회를 개최하고 여기서 나온 결과물은 교육적 목적으로 혹은 학교내 벤처기업을 통해 상품화하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어떤 기업도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기는 쉽지 않으며 몇개의 중점분야만 육성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도 몇개의 전문분야를 정해 집중 육성, 산업계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길러야 한다. 산업계는 개발인력이 많지만 당장 상용화를 위해 할 일이 많으므로 중장기 개발을 위한 많은 과제가 학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인력이라 요약하고 싶다. 공학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 대학의 가장 큰 고객은 기업일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대학이 노력할 때다.
김용석 삼성전자 통신연구소 수석연구원, 성균관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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