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전화 사업자들이 최근 고속인터넷 및 TV서비스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마케팅 차별화에 나서는 등 이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케이블TV 서비스업체들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SBC·US웨스트·벨애틀랜틱·벨사우스 등 지역전화업체들은 디지털가입자회선(DSL) 기술을 기반으로 연간 2000억달러를 넘어서는 미국 소비자용 통신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는 통신시장에서 전화·비디오·인터넷을 통합한 원스톱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면서 케이블TV망을 통해 통신시장에 가세하고 있는 케이블TV업계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종업체인 아메리테크와의 합병을 최근 마무리한 SBC커뮤니케이션스는 DSL기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분야에 6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SBC는 기존 통신망을 DSL 기반 광대역통신망으로 업그레이드해 현재의 다이얼업 모뎀에 비해 적어도 25배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또한 DSL 기반 주문형비디오(VOD) 시험서비스를 내년 초 실시하는 데 이어 내년말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DSL분야의 선두업체인 US웨스트는 DSL기반 비디오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VOD 시험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피닉스 지역에서 케이블TV와 유사한 TV서비스를 개시했다. VOD 전문업체인 인터테이너(Intertainer)에 투자를 하기도 했으며, 기존 DSL보다 저렴한 하이브리드 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테스트중이다.
벨애틀랜틱은 DSL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고객들의 「사용편의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스리콤과 협력, 누구나 쉽게 모뎀을 연결하기만 하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고속모뎀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벨애틀랜틱은 또한 DSL에 기반한 홈네트워크 서비스도 시험에 들어갔다.
벨사우스는 동종업체들이 DSL서비스의 주된 고객을 개인소비자에 맞추고 있는 데 반해 기업고객을 겨냥한 DSL서비스 4종류를 최초로 선보여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5∼6년 전부터 케이블모뎀을 통한 고속 서비스를 제공해온 케이블TV업계에 비해 지역전화업체들의 변신 시도가 늦은 감은 있지만, 전화·비디오·인터넷 통합서비스 시장이 아직 초반전인 이상 케이블TV업계, 장거리통신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지역전화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신노력이 필수적이라는 공통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경애기자 ka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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