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CDMA 호황의 "두얼굴"

 올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단말기 수출액이 처음으로 내수규모를 넘어서는 호황을 예고하는 등 수출견인차 역할을 단단히 할 모양이다. 낙관적으로 볼 때 36억달러 수준의 수출까지 가능할 전망이어서 지난해 10억달러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의 초호황을 구가하리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지난해 말 수출이 시작된 이래 1년 만에 CDMA단말기가 수출의 총아로 등장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세계 최초의 CDMA서비스에 따른 두터운 내수기반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시분할다중접속(TDMA)방식에 비해 4배 이상의 주파수 이용효율을 가진 CDMA서비스에 관심이 집중돼 지속적 수요급증세까지 예상되고 있다.

 애초 정통부가 CDMA와 TDMA방식을 놓고 고민할 때 일각에서 『시장개방시 문제가 되는 것은 단말기일 것』이라며 제기했던 우려까지 말끔히 불식시켜버린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지난해 980만대에 이어 올해 1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단말기 내수시장의 이면에는 고객확보를 위한 서비스업체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달 말 제출된 국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은 지난 9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조원에 달하는 이동전화단말기 구입보조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체들이 가입자 확대를 위해 올 수출예상규모 4조원대를 넘어서는 돈을 오로지 내수시장 단말기 구입보조금으로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당초 정통부가 복수 서비스사업자 선정기준을 마련하며 내놓은 논리는 『시장개방에 대비해 내수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을 유도하면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단말기 보조금 과다여부를 놓고 서비스사업자간에 벌어지는 모습들은 이러한 당초 취지와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물론 자유시장경제에서 서비스사업자는 가입자를 늘리고, 단말기 제조업체는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선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단말기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서비스사업자들, 그리고 이에 무관하게 사상최대의 내수 및 수출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단말기 공급업체의 두가지 얼굴이 숨어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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