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에 도전한다 (41);유니소프트

 언어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필수 수단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국경없는 사이버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요즘은 특히 외국어 능력이 크게 요구된다.

 외국어로 된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고 외국인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자연어 처리 프로그램 전문업체인 유니소프트(대표 조용범)가 하는 일은 바로 이런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 복음이 되는 일이다.

 이 회사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제품은 포항공대와 공동 개발한 인터넷 채팅 프로그램 「트랜스 바벨」.

 이 제품은 인터넷에서 한국어를 일본어로, 일본어를 한국어로 바꿔주는 최초의 한·일 양방향 동시통역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의 조용범 사장은 트랜스 바벨의 개발로 『인터넷에서 한·일 언어장벽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이 프로그램을 인터넷 업체에 공급해 채팅 사이트를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한·일 양국의 네티즌들은 상대방 언어를 모르더라도 의사소통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게 돼 공동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그램은 또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다각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광고나 전자상거래, DB마케팅, CALS 등 한·일 두 나라 사이 온라인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니소프트가 이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어 처리에 기반한 한·일 번역·통역 분야에서 오랫동안 기술을 축적해온 결과다.

 지난 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한·일 문서번역 프로그램인 「오경박사」를 시작으로 96년, 한·일 인터넷 전용 번역 프로그램인 「바벨」을 발표하는 등 이 분야 국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해왔다.



<조용범 사장 일문일답>

 -최근 발표한 「트랜스 바벨」이 갖는 의미는.

 ▲그동안의 과제로 남아있던 단방향 번역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한-일 번역은 일-한 번역에 비해 많은 난제가 있어 기존의 대다수 한·일 번역 프로그램업체들이 착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세로 한-일, 일-한 번역을 모두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는 트랜스 바벨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기간은.

 ▲5년 동안 총 1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포항공대 지식 및 언어공학 연구실의 도움으로 첨단 언어공학 기법을 적용한 것이 트랜스 바벨의 개발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이 됐다.

 특히 제품개발과 관련된 연구결과가 포항공대에 의해 국제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되면서 세계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올초 일본에서 개최된 동양어 처리를 위한 국제학술대회에도 초청돼 관련 기술을 발표했다.

 -트랜스 바벨을 이용해 채팅 사이트를 독자적으로 개설할 생각은 없나.

 ▲독자 채팅 사이트 개설에 대한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컴퓨터 번역·통역업체로서 개발할 아이템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병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들이 인터넷 서비스업체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유니소프트는 전문 개발업체로 끝까지 순수성을 지킬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트랜스 바벨의 개발로 한·일 번역·통역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한·일, 한·중, 한·영 번역을 연계한 토털 번역 솔루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차 언어검색 시스템 등의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아시아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믿고 있다.



오세관 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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