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에게 요구되는 조건은 무엇일까. 조직장악력·미래예측능력 등 많은 것이 손꼽히지만 위기대처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갤빈 모토롤러 회장은 여러 CEO의 요건 중 위기대처능력이 가장 풍부한 인물로 평가된다.
모토롤러가 지난주 발표한 3·4분기 실적은 작년 동기에 비해 높은 성장을 일궈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토롤러는 올 3·4분기에 77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3억32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매출액은 5억달러, 순익은 3억달러 이상 높은 수치.
하지만 갤빈이 지난해 1월 모토롤러 회장으로 임명될 당시 이 회사의 경영은 심각한 상태였다.
아시아 경제 위기로 이 지역의 반도체 매출은 급감하고 있었고 그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에서도 고전하고 있었다.
갤빈은 우선 모토롤러의 반도체 부품사업을 분리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이동전화 부문의 사업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아날로그 단말기에서 디지털 단말기로 주력기종을 전환했다.
강력한 위기대처 능력으로 모토롤러의 위기를 넘긴 갤빈 회장. 그가 현재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리듐사업에서도 위기대처 능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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