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 게임 주인공 "0순위"

 「스포츠 스타를 잡아라.」

 광고·이벤트업계의 타깃 1순위인 스포츠 스타들을 게임업계가 눈을 부릅뜨고 뒤쫓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게임 개발사인 미국의 EA스포츠는 최근 몇년 동안 유명 스포츠 선수와의 계약 사실을 잇따라 발표,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가 게임의 표지모델과 주인공으로 선정한 스포츠 스타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 야구 홈런왕 맥과이어·새미소사, 축구 스타 호나우두·지단, 중국계 여자 피겨 스케이팅 스타인 미셀 콴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EA가 이처럼 스포츠 스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스포츠 스타를 게임의 표지모델로 내세우거나 주인공으로 삼아 해당 게임의 흥행을 꾀하고 이벤트 붐을 조성하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현지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제품이 판매되는 지역의 스포츠 스타를 영입하기도 하는데, 지난해 안정환 선수를 「피파 99」 한국판 모델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는 인기 골키퍼 김병지 선수를 3만달러에 「피파 2000」의 표지모델로 끌어들였다. 이외에도 EA는 2002년 월드컵과 관련, 독점게임판권을 이미 확보했으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포괄적인 저작권 사용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 선수에 앞서 서정원 선수와 고종수 선수도 각각 「레드데블 2」와 「액추어 사커 3」라는 축구게임의 한국판 표지모델로 선정됐다.

 또 영국을 대표하는 게임제작사인 에이도스는 98프랑스 월드컵에서 인기를 모은 신예스타 마이클 오웬을 「월드리그 사커」라는 게임의 모델로 영입했다.

 지난 94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 선수는 맥시스가 개발한 「토니 라롯사 베이스볼」이라는 야구게임에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어콜레이드의 「하드볼 6」와 EA스포츠의 「트리플플레이 99」에도 잇따라 등장했다.

 박찬호 선수가 등장하는 시합을 위성으로 중계하는 방송사가 짭짤하게 재미를 본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게임을 수입·공급한 업체들 역시 박찬호 덕을 크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C게임 개발사 가운데 최초로 「라이브 스타디움」이란 야구게임을 개발한 사내스포츠는 한국프로야구연맹 소속 8개 구단과 계약을 체결, 선수들의 데이터를 게임에 그대로 삽입해 눈길을 끌었으며 이 게임을 야구장에서 팬서비스 상품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포츠 게임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용자층을 가지고 있는 대중적 장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게임업체들이 인기 스타들을 게임 제작과 마케팅 전략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경쟁력을 갖춘 스포츠게임 전문 개발업체들이 국내에 없어 우리가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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