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반 유통시장에서는 가격이 폭락하는 기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4MD램 중 유통물량이 가장 많은 「8M×8 PC100」 싱크로너스(S)D램 모듈의 북미 현물시장가격이 160달러(한화 19만원대)를 유지하면서 크게 올라 있으나 용산유통상가를 비롯한 최종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유통가격은 15만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이같은 기현상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PC사업으로 인한 대기수요 현상으로 조립PC시장이 위축되면서 덩달아 메모리 수요가 줄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유통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메모리 전문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 때 18만∼19만원대를 유지하던 64MD램 가격이 점차 떨어지다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15만원으로 하락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메모리 유통가격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빠른 현금유동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도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업체마다 수시로 경쟁사 공급가격을 확인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유통업체는 해외거래선을 통해 대만·홍콩 등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수출의 경우 부가가치세 10%를 환급받을 수 있고 외국시장과 시세차를 이용한 거래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해외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64MD램의 가격폭락은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최근 업체간 과열경쟁을 자제하고 있고 외국으로 상당 물량이 빠져 나가 수급이 안정되고 있어 조만간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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