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퀄컴이 독주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핵심칩시장에 이스라엘 DSPC가 맹추격, 이 회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호처리칩인 MSM(Mobile Station Modem)과 BBA(Baseband Analog Processor) 등으로 구성되는 CDMA 핵심칩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퀄컴 이외에는 생산하는 업체가 단 한곳도 없어 국내 CDMA단말기 생산업체들은 칩가격 책정시 퀄컴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말 DSPC가 자사 CDMA칩 첫 제품인 「D5411」을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에 공급하면서 반전됐다.
당시 퀄컴 이외의 칩이 장착된 이동전화기가 출시된 것은 전세계적으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일부 삼성전자·모토롤러 등이 자사 이동전화기용에만 채택하는 CDMA 핵심칩을 속속 개발, 퀄컴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다.
특히 DSPC는 기존 퀄컴의 거래선을 파고 들고 있고 지난 8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CDMA칩 디자인센터를 설립, 차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인 IMT2000용 칩개발에 나서는 등 퀄컴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DSPC는 최근 일본 산요전자에 115Kbps의 데이터 전송속도와 IS95B를 지원하는 CDMA칩 「D5431」과 소프트웨어를 공급, 산요전자가 이에 기반한 CDMA 무선핸드세트를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텔레콤 99전시회」에 선보였다.
이 회사는 또 이동전화기 제조업체들이 제품 개발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는 「CDMA 원스톱 맞춤 솔루션 키트」와 cdma2000용 칩인 「D6000」시리즈를 지난달 각각 개발, 공급하는 등 기술개발 수준도 퀄컴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SPC의 국내 대리점인 베스콤측은 IS95B 기반의 「D5431」을 국내 이동전화기 3개사에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베스콤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동전화기 생산업체들로부터 「D5431」이 퀄컴의 「MSM3000」보다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3개사와 최종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다른 2, 3개업체와도 공급협상을 벌이고 있어 올해 안으로 총 5개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SPC는 또 CDMA단말기 세계 최대 생산국인 한국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한국내 위탁가공(파운드리)공장을 둔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SPC를 비롯한 CDMA칩 공급업체들이 늘어남에 따라 퀄컴이 경쟁의식을 느끼면서 기존과는 다른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CDMA칩시장이 치열해 질수록 국내 CDMA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반사적인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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