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인터넷 산업 육성 전략 (3)

 인터넷업체 경영인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의 젊은이가 대부분이다. 대학을 갓 졸업해 사업전선에 뛰어든 부류다. 최근에는 대학 재학 중에 창업하는 「대학생 기업인」도 부쩍 늘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산업계의 「젊은피 수혈」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산업을 주도하는 경영층의 연령이 계속 젊어지는 것은 인터넷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순발력을 필요로 하고 참신한 기획과 무엇보다 고객인 네티즌의 정서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 X세대의 젊은이들이 인터넷 주도층으로 부상했으나 이젠 새로운 @세대 또는 N세대라 불리는 네티즌 집단이 인터넷의 주 고객층이 되고 있다. 이들의 감각을 따라가기에는 30대 중·후반의 부류들은 정서에서 다소 뒤처진다. 비록 사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세대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라고 할지라도 인터넷산업에서만큼은 20대 젊은층에게 자리를 양보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 인터넷세대가 인터넷의 만능재주꾼은 아니다. 인터넷에 대한 감각은 인정하지만 사회 연륜이 짧고 경험이 부족하다. 기업경영의 경험은 거의 없으며 관리기술도 부족하다.

 사업에서 중요한 인맥도 약하고 전체적인 인터넷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소 불충분하다. 인터넷이 좋아서 사업을 시작한 「인터넷 지상주의파」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시작한 사업이 올해 초 갑자기 뜨기 시작하면서 투자유치의 물꼬가 트였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투자가 이루어졌다. 갑작스럽게 생긴 돈을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젊은 경영인들은 당황해 하고 있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결국 압박감은 비인터넷 분야 투자라는 파행적인 사업으로 진척되고 오히려 투자자들은 더 불안해 하고 있다.

 이러한 파행적인 사업 진행은 결국 전문경영인 부재에서 온다. 경험과 연륜이 부족한 젊은 경영인들이 거액의 자본 관리와 적절한 투자이익을 동시에 맡아야 하는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사내 관리도 맡아야 한다. 사업 진척도를 점검해야 하고 아이디어도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다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면에서 야후는 전문경영인에 대한 좋은 예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터넷사업가 제리 양 뒤에는 보이지 않는 전문경영인 팀 쿠걸이 있다. 야후가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으로 군림하기까지 제리 양의 공훈보다 오히려 팀 쿠걸의 공훈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제리 양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팀 쿠걸은 이를 사업화하는 환상적인 조화로 오늘의 야후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미국이라는 인터넷 종주국과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 벤처산업의 괴리가 존재한다. 미국의 벤처펀드는 체계적이다.

 처음에는 사업 아이디어를 접수한다. 사업 타당성과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한다. 그 다음 사업 모델링을 한다. 초기 적은 자본을 투자해 성장 가능성을 주시한 후 추가 투자를 고려한다. 이 경우 불과 10만달러 안팎의 자금이 투자된다. 사업 가능성이 보이면 시장에 진입하는데 이 단계부터 전문경영인이 투입된다. 마케팅과 자본이 집중 투자되며 기업규모도 크게 확대된다. 이 단계에서 창업자는 일정지분을 배당받아 이를 팔든지 기업의 총책으로 남는다.

 인터넷이 뜨기 시작하면서 「묻지마 투자」를 일삼던 우리의 투자방식과는 다르다. 단계적 투자보다는 「뜨면 한몫 잡는다」는 생각이 주류다.

 매출을 통한 실투자보다는 흐름만을 쫓는다. 에인절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털이나 창업투자기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투자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기보다는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자본을 뻥튀기하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좋은 말로 인터넷산업 키우기지만 실상을 볼 때 인터넷산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일이다.

 인터넷 기업주도 창업부터 투자유치, 시장등록까지 최후의 경영인(?)으로 남는다. 분담의 원칙보다는 전담의 관례가 우선한다.

 전문경영인과 비전문경영인의 경쟁력 차이는 불보듯 훤하다. 인터넷이 패러다임의 변화라면 인터넷기업의 인터넷식 경영은 필수적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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