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입자 2000만 시대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허진호)은 지난 4일 충북 청풍 ES 콘도미니엄에서 「인터넷 가입자 2000만 시대에 대비하자」는 주제로 워크숍을 가졌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인터넷 2000만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키워드가 될 전자상거래의 성공전략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심층적인 토론을 했고 아울러 인터넷 2000만 시대에 대비한 정보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기업들의 비즈니스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토론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서진구(코인텍 사장)=사이버시대는 여성, 특히 주부들이 이끌어가게 된다. 게임방과 PC방의 인프라를 이용해 주부들을 네티즌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실 외국투자가들도 우리나라의 PC방을 보면 깜짝 놀란다. 주부들이 당장 사이버쇼핑몰의 구매고객이 되는 것은 힘들지만 동네 게임방에 모여 냉장고를 얼마나 싼 가격에 살 수 있는지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한다.
또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이 많이 개설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사례는 없다. 과연 어떤 비즈니스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까는 아직도 미지수다. 현재는 광고나 직간접 판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 통신료를 분배할 수 있는 정책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 현재의 무료회원제를 주주형이나 조합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양동(LG인터넷 사장)=전자상거래 하면 처음엔 웹사이트의 초기 화면만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물류와 유통의 변화가 보이게 된다. 그 다음에는 e비즈니스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인터넷이 정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무점포의 신유통 채널을 만들어주는 역할에서 그칠 것인가 아니면 어떤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 국내에서는 그동안 원 투 원(One to One) 엔터프라이즈가 자리잡지 못했다. 좋은 예로 다이렉트 판매로 급성장한 델 컴퓨터가 국내시장에서 실패하지 않았는가. 결국 e비즈니스가 자리잡으려면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하다. 지금의 시장구조나 제품서비스를 가지고는 일 대 일 시장이 힘들 수밖에 없다.
△한상기(벤처포트 사장)=인터넷을 확산하려면 콘텐츠가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에는 휘발성 콘텐츠가 너무 많다. 한번 보고 그냥 없어지는 엔터테인먼트나 뉴스 정보들이 대부분이다.
외국사이트에는 좋은 정보들이 수두룩한데 한글 사이트는 전혀 없었다. 인터넷 백과사전과 같은 고품질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해서는 액세스 채널을 마련해준다는 게 단기적인 디지털 밸류가 아니겠는가. 예를 들어 중소업체라면 리얼네트워크사의 전자상점 리얼스토어(www.realstore.com)에 입주했을 때 이미 등록된 이 회사의 6700만 고객들과 연결채널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이점이라 할 수 있다.
△오창호(한성대 경영학과 교수)=공급자 중심으로 바라봤을 때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e토이즈 같은 전문점을 두고 아마존이나 리얼네트워크사에 입주한 작은 점포에 가서 쇼핑을 할 이유가 별로 없다.
또 인터넷 시장 흐름이 잘못되면 인터넷 벤처업체들이 다 떠나게 된다. 이제는 수익모델을 만들어줘야 할 때다. 인터넷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보상이 따르지 않고 고급정보를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유광원(청운시스템 사장)=전자상거래와 관련해서 개별적으로 커스터마이징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 원투원 마켓 시대가 올 것이다. 대량생산의 표준화된 상품 생산방식이 바뀌게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생명보험, 건설회사의 고객데이터를 DB로 만들어 놓으면 누가 어떤 아파트에서 몇년식 자동차를 가지고 보험료는 얼마나 내는지 하는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차량 교체시기나 희망모델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박현제(두루넷 전무)=하드웨어는 이미 80년대부터 개인화가 진행되었다면 소프트웨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터넷은 한마디로 유통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피라미드, 방문판매, 대리점 같은 기존 유통망을 신규업체가 뚫기란 어려웠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신규업체들이 새로운 가격과 서비스로 충분히 기존 유통망을 뒤흔들 수 있다.
인터넷사업에 있어서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정보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5%의 고객이 일반고객의 5배로 매출증대를 가져왔다는 리포트도 있다. 바로 이러한 좋은 고객을 골라내는 게 인터넷 사업의 관건이다.
△차재원(제이스텍 사장)=전자상거래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인터넷과 기존유통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기존 유통망을 접목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양측이 쓸데 없는 소모전을 벌여 산업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다. 기존 시스템을 무시할 게 아니라 새 모델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해야 한다.
또 PC방이야말로 최근 2∼3년 동안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대표적인 사업이다. 게임 이외에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어 게임방 산업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장인경(마리텔레콤 사장)=전자상거래 확산에는 인프라도 문제지만 우리 업계가 통계 데이터 구축에 무심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광고효과의 포장이 지나치기 때문에 페이지뷰가 검증되지 않고 따라서 배너 광고가 늘지 않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콘텐츠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수학적 알고리듬을 이용한 수익모델이 나와줘야 한다.
또 전자상거래가 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소액결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체국이 PC뱅킹과 연동돼 어린이들도 자기 계좌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재구(인포머셜컨설팅 사장)=사이버증권 붐이 일면서 채팅이 뭔지도 모르고 브라우저 한번 구경해보지 못했던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인터넷 앞으로 모여들었다. 저렴한 수수료라는 동기가 부여된 것이다. AOL사용자 가운데 53%가 여성이다. 소비결정권을 가진 여성들을 공략할 수 있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하원규(ETRI 정보기반연구팀장)=앞으로 정보 리터러시가 필요없는 시대가 도래할 수밖에 없다. 기술발달에 따라 인터넷 사용자가 TV시청자 같은 개념으로 바뀌게 될 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자판기를 설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아파트 단지에 산뜻한 디자인의 자판기를 설치해놓고 디지털 백과사전을 꺼내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교육열은 유명하지 않은가. 그래서 「디지털 치맛바람」을 한번 일으켜보자는 표현을 써봄 직하다.
정리=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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