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9월 주제발표

<새 천년 온라인.ISP 사업 전망-이양동 LG인터넷 사장>

 인터넷인구 2000만 시대를 앞두고 주목해야 할 업계의 판도변화를 몇 가지로 정리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지금 새로운 판짜기가 불가피하다. 우선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이 예상된다. 인터넷PC가 보급되면 온라인 서비스 요금은 4000∼5000원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 코넷이 이미 파격적인 다이얼업 서비스 요금을 발표했다.

 요즘엔 누가 먼저 무료요금제를 선언할 것인가가 업계의 화두다.

 이와 관련, 영국 BT사가 시내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에 대해 일정요금을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지불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우리도 인터넷 접속에 따른 전화요금을 배분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무료 ISP 또는 초저가의 정액제 도입이 가능하다.

 둘째, PC통신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우누리 매각과 유니텔 분사가 결정되는 등 PC통신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앞으로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의 인수합병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PC통신회사가 커뮤니티 중심의 포털로 변신하면서 한메일·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기존 포털업체와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또 AOL·MS·디즈니·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리더십을 가진 업체들의 직접 투자도 가시화하고 있다.

 다음으로 비즈니스 ISP의 성장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비즈니스 ISP는 인터넷 접속환경을 제공하는 ISP의 기본기능 이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라고 부를 수 있다.

 ASP는 인터넷 접속과 호스팅 이외에도 웹사이트에 실제 고객들이 방문하도록 만들어주고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며, 운영과 관리 기능까지 맡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존 ISP들 이외에도 시스템통합(SI)업체나 대형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뛰어들어 새로운 경쟁구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포털.콘텐츠 서비스 발전 방향-장영승 나눔기술 사장>

 포털서비스는 디렉터리검색서비스, 무료메일, 사은행사, 쇼핑몰 등에서 출발해 지금의 포털형태로 변모했다. 현재 포털업계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로 인해 극소수 메이저들을 제외하면 모두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광고를 판매하는 수익모델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판매는 소비자의 구입 의사가 확실치 않은데다 소액결제 수단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살아남기 위한 업체들의 고품질 콘텐츠 및 서비스 확보전이 치열하다.

 콘텐츠 서비스업계는 현재 대형 출판사·음반사 등 이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새로운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업체들이 정보통신업계와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포털 및 콘텐츠 서비스의 발전방향을 몇 가지 큰 흐름으로 짚어보면 우선 다양한 형태의 포털서비스가 출현할 것이다. 뉴스포털, 게임포털, 엔터테인먼트 포털, 커뮤니티 포털 등 특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갖춘 전문포털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둘째, 인터넷사업의 평가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회원수나 접속건수에서 실제 수익규모로 그 기준이 바뀌게 되는 것. 셋째, 포털 및 콘텐츠업체가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e­Culture)를 만들어가면서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들이 늘어날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주도권을 여성이 쥐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공략해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콘텐츠 서비스는 21세기 고수익 디지털사업으로 자리할 것이다. 정보통신산업과 문화산업이 결합되면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21세기 지식기반 경제의 중심사업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복제방지기술이 시급하다. 또 디지털 상품형식의 표준화, 소액결제, 합리적인 유통관리, 디지털 상품 배송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인터넷 시대 정보통신 정책-하원규 ETRI 정보기반연구팀장>

 지금까지 인터넷시대에 대비하자는 구호는 많았지만 실질적인 정책수립을 위해서는 인터넷인구를 중심으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전기인프라가 구축된 후 전화·라디오·TV·AV기기·컴퓨터 등 수많은 가전과 통신기기가 연결되면서 산업사회를 발전시켜왔다.

 앞으로 고도 인터넷기반이 정비되면 수억 또는 수조 단위가전과 일상용품이 인터넷에 연결된다. 모든 시설이 네트워크화하고 신기술, 신상품이 인터넷으로 통합되면 PC는 과거의 유물이 될지도 모른다.

 결국 인터넷 이용의 최종 성숙단계는 「슈퍼인터넷시대=탈PC시대」로 볼 수 있다. 이 시대를 내다보는 정보통신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슈퍼인터넷시대의 도래를 인터넷이용인구를 기준으로 나눠보면 「Internet for PC, PDA」 「Internet for Digital Application」 「Internet for all device」 등 3단계가 된다.

 PC 및 PDA 인터넷 단계는 인터넷인구 1000만 시대다. 인터넷이 PC라는 플랫폼을 전제로 성립되어 있기 때문에 이 때는 회선용량 확대나 품질향상 실현을 위한 정책이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휴대단말에 의한 인터넷 보급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천만대의 인터넷 접속단말이 연동된다. 따라서 초고속 유선 인프라와 고도 무선 인프라의 원활한 접속환경을 정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인터넷 2000만 시대는 디지털 홈 애플리케이션 단계에 찾아올 것으로 본다. 이 때 PC뿐 아니라 TV, 휴대정보단말, 게임기, AV기기 등 디지털 정보가전이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정보가전업체 간에 치열한 표준화 경쟁이 진행된다. 이 시기에는 가정주부, 고령자, 장애자 등으로 인터넷이 확산되기 때문에 주택의 전자화, 가정의 고도정보화, 통신과 방송, 컴퓨터의 대융합 정책이 나와야 한다.

 즉 유선계와 무선계 네트워크, 이동계와 고정계 네트워크, 통신과 방송(케이블TV), 공공망과 자가망 등 모든 네트워크 인프라가 이음매 없이 접속되는 총체적 디지털 통합망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 단계에는 인터넷인구 3000만 시대가 도래한다. 인터넷 플랫폼이 더욱 확대되어 PC·TV·휴대전화 등 정보가전뿐 아니라 IC카드·시계 등 일상용품에 모두 정보발신기능이 부가되고 인터넷에 접속된다. 인터넷 기반과 연결되는 단말과 생활용품은 수조단위에 이를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컴퓨터 기능이 모든 기기 속에 침투하는 임베디드 상황(Embedded Computing)에 대비한 연구개발정책이 시급하다. 이 단계에서 인터넷은 4A(Anytime, Anywhere, Anyone, Anymedia)형태의 전방위적 활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활성화 대책-한상기 벤처포트 사장>

 최근 시스코사가 지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경제규모는 이미 98년 3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자동차산업(3500억 달러), 통신산업(2700억 달러)과 견줄 만한 규모다.

 전자상거래는 앞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점이나 경매처럼 개인과 개인을 엮어주는 교환서비스보다는 기업간의 B to B 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 틀림없다. 이같은 전자상거래 또는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해 지금 검토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우선 이미 개설된 600여개의 상거래 사이트와 앞으로 추가될 1000여개 쇼핑몰 중 과연 최저마진을 확보할 만한 업체가 몇 %나 될지 미지수다.

 기존 시장에서도 이미 대형 할인점에 의해 지역의 소형매장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온라인 판매점들이 과연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가 문제다.

 최근 아마존이 「z숍」을 통해 이러한 소형매장을 유치하는 사업전략을 세운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의 소형 영세 상점들이 온라인시장 확대에 따른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인터넷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무조건 도태된다고 협박하기보다 정보불평등 또한 새롭게 등장한 사회적 불균형임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기존 대리점, 총판 등 3, 4단계의 중간유통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인력들의 재배치, 재교육도 중요한 과제다.

 또한 전자상거래 규모가 지금의 수십배로 성장할 경우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서 시장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새로운 사업전략으로는 B to B 또는 C to C의 허브역할을 할 이른바 버터플라이 시장이라는 새로운 중간자의 적극적 진출이 요구된다. 이미 선진시장에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이러한 서비스 역시 선도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e베이사의 경우 실제 C to C 허브를 맡고 있으며 B to B를 위한 허브기업은 참여기업의 제곱에 해당하는 가치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사회적 이득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다. 세금과 거래의 인증 및 보안, 전자계약의 유효성, 개인 정보보호 등 정비해야 할 법과 제도가 산적해 있다.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디지털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2000만 인터넷 인구시대에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기존 인프라를 단순히 생략하는 것보다 이를 디지털 공간으로 어떻게 흡수하고 연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전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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