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비즈니스는 비전에 대한 믿음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경제 패러다임이 인터넷으로 바뀌는 만큼 인터넷을 이해하고 믿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인터넷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포털서비스에서부터 전자상거래, 쇼핑몰,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등 다양한 인터넷 관련 사업들이 물을 만난 듯 창업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대안으로만 인식되던 인터넷사업이 부피를 더하면서 독자적인 줄기를 확고히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최근 싹을 틔운 IT산업이다. 전세계 인구의 2%만이 인터넷의 울타리 안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산업은 아직 지층의 양분을 흡수할 만큼 뿌리를 내린 산업은 아니다. 인터넷 탄생 30년을 맞았지만 실질적으로 생활에 근접한 것은 결코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아직 기반이 약하다. 인터넷 인구의 급속한 증가라는 단순수치만으로 인터넷산업이 틀을 갖췄다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또 인터넷업체들이 늘어난다고 인터넷산업이 활성화하고 있다고 자족하는 것은 섣부른 예단이다. 인터넷이 산업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기에는 아직 통과해야 할 관문이 많고 치러야 할 대가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업체들이 앞다퉈 커뮤니티 형성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사업의 기반이 될 토양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는 힘이다. 인터넷사업에서 자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광고로 인한 매출을 창출하고 관련사업을 연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근본적인 토양인 셈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저마다 수십억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경품을 내걸고 회원모집에 나섰다. 심지어 각 업체가 주장하는 가입자수가 전체 인터넷인구를 능가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커뮤니티 형성에 성공했다고 자신할 만한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커뮤니티 형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사업에서 자본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실패 요인은 간단하다. 인터넷사업을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사업의 도구이기 이전에 미디어다. 미디어가 가지는 성격을 파악하지 못하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미디어의 승부는 정보의 질로서 결정난다. 인터넷사업 역시 서비스의 질로서 승부해야 한다. 거액의 경품은 일시적으로 가입자의 발목을 잡아둘 수 있으나 장기적인 사업수단은 못된다. 개인의 정보 평가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인터넷시대에서 경품은 한낱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뿐이다.
그래서 지속적이면서도 올바른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하고는 2차 사업에 대한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인터넷사업은 초기에 네티즌의 눈에 띄었다고 해서 자족할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 기업만이 타 사업과의 연계, 전자상거래, 광고 등 실질적인 매출을 유발할 수 있는 2차 사업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같은 경향은 투자자들의 인식변화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올 초 인터넷사업하면 무조건 투자하고 보자는 「묻지마 투자」인식이 사라지고 매출과 비전을 파악하는 데 투자의 방향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곧 2차 사업성공 기업을 가리기 위한 투자자들의 안목이 생겨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하고도 무리하게 2차 사업을 전개하는 달음질은 결국 파산을 자초하는 일이다. 아직 국내에서 2차 사업성공을 거뒀다고 자신하는 업체가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2차 사업성공 모델도 없다. 불과 몇 개의 업체만이 2차 사업을 준비중이다. 결국 벤처기업의 성공률만큼 10%가 채 안되는 인터넷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인터넷사업 초기, 증시를 통한 사업 붐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연이은 사업성공에 확실한 자신을 가지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십조원의 자본이 인터넷산업의 미래에 달려 있다. 이제 인터넷산업의 성공은 네티즌의 손을 떠나 기업에 더 많은 부하가 걸려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2차 사업성공 모델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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