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총체적 규격인증 경영

염규덕 서티텍규격연구소장

　각종 전기·전자제품에는 해당 제품이 추구하는 목적 달성을 위한 기능을 구현하도록 하는 기능적 요구조건과 그와는 별도로 기능 구현 및 제품 목적 달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안전·전자파·환경유해 등의 정도를 법으로 규제하는 규격적 요구조건이 수반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들 규격적 요구조건은 인증절차가 용이해지면서 자칫 제조업체 스스로의 규격 품질관리 기본틀을 흐리게 해 결과적으로 시장에서의 과다한 규격 품질비용을 발생시킬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의 예방책으로 총체적 규격인증경영(GRCM : Global Regulatory Certification Management)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총체적 규격인증은 전자제품의 생성에서 소멸에 이르는 과정에 규격적인 품질관리 개념을 접목시킴으로써 양산 후 시장에서 사후관리문제 발생을 최소화하는 관리 툴로, 3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1단계가 제품이 생성되는 단계, 즉 개발 초기 단계에서의 규격 적합성 유지를 위해 행해져야 할 각종의 규격 품질활동을 말한다.

　이 과정은 고객의 요구, 시장의 유동성, 기술발전 추이 등을 고려한 신제품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초기 설계고려 단계(Design Review Stage)에서부터 요구하는 제품의 기능이 구현되는 시제품이 나오는 단계까지의 모든 활동으로, 사실상 규격품질이 결정되고 실질적인 규격인증 업무가 진행되는 중요한 과정이다.

　두번째 단계는 제품이 생산되는 단계, 즉 양산단계에 있어 규격 적합성 유지를 위해 행해야 할 각종의 규격 품질활동이다. 양산제품과 개발단계에서 진행된 규격인증 당시 제품과는 동일한 제품이어야 하지만 규격인증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상 설계사양 변경에 따라 실질적으로 규격인증 업무가 종결되고 양산에 투입될 당시의 제품사양은 인증 당시 사양과는 많은 변경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변경사항에 대한 확실한 규격 저촉성 여부에 대한 추가적 검증 없이 관성에 의해 양산을 지속하는 업체들은 시장에서 과다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적인 규격인증체계가 제조자적합선언 방식으로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제조자 사후 책임을 철저하고 강하게 묻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계는 제품양산 이후 단계, 즉 시장에서의 사후관리문제 발생시 제조업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야 할 활동이다. 제조업체는 시장에서 품질문제 발생시 이의 해결을 위해 제품 개발, 생산 및 출하와 관련된 모든 이력을 최소 몇년간은 보관해야 한다. 특히 어떤 규격기관에서는 문서보관에 관한 요구사항으로 보존기간을 명기하고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제품이력은 출하 후 시장에서의 사후관리문제 발생시 신속한 대처 및 문제 해결의 기술적 자료로 활용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도록 가능한 한 많은 자료로 구성돼야 한다. 일단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지만 대응시기를 놓친다든지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소극적인 해결자세는 문제가 확대돼 회사에 치명적 손실을 보게 할 수도 있다.

　오늘도 신기능의 전자제품이 최소한의 개발기간을 거쳐 탄생되고 소멸되고 있다. 수출을 지향하는 대부분의 전자업체들은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활용되고 있는 해외규격인증의 벽을 확실하게 넘기 위해 제품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양산 및 출하 후 시장에서의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규격인증경영을 구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