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한전망 분리 독립 현실화

　한국전력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신망 분리 독립이 현실화했다.

　이로써 한국통신에 버금가는 전국 광통신망을 갖춘 자본금 7500억원 규모의 거대 기간통신사업자가 등장하게 돼 국내 통신시장에 일대 격변이 예상되지만 한전은 설립예정법인의 동일인 지분한도를 10%안팎으로 규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과잉 중복투자 시비가 거세질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1일 한국전력을 대주주로 한 파워콤(대표 고인석)이 전기통신회선설비 임대 역무를 신청하는 등 모두 8개 업체 9개 역무의 99 하반기 기간통신사업 허가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파워콤은 한전이 연말까지 신설할 예정인 통신망 분리독립 자회사이며 정통부는 1차 사업계획서, 2차 출연금심사 등을 거쳐 오는 12월 31일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간통신사업 허가는 지난 98년 사전공고제도를 폐지, 주파수 제약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자 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어 한전 통신망 자회사(파워콤)도 특별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신규 사업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전력 송유관공사 등 각 공기업이 개별적으로 통신망 구축에 나서 가뜩이나 국가 자원낭비라는 지적이 비등한 상황에서 한전이 거대 기간통신사업자로 공식 등장하는 것을 의미해 사업자수 축소를 중심으로 한 통신시장 구조조정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파워콤은 설립 초기 한전의 현물출자분을 배분, 민간 주주에 매각할 계획이지만 동일인 지분한도를 적용키로 해 통신업계에서는 한전이 통신망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화, 기간통신사업에 직접 진출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이날 접수된 기간통신사업 신청에는 SK텔레콤과 한솔PCS가 각각 국내외 회선설비 임대 역무를,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은 시내/시외, 국제전화 역무를 부가서비스로 신청했다.

　정통부 유필계 통신기획과장은 『하나로와 온세통신이 부가서비스 역무를 통해 사실상 시내/시외, 국제전화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라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시장 규모가 미미한 080, 700서비스를 이용하는 부가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 시장이나 사업자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