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컴퓨터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휴대폰을 단순한 액세서리로 목에 걸고 다니는 세대. 또 편지, 전화보다 「멜(E메일)」이 편한 세대. 어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는 N세대가 이미 우리 주위에 등장해 있다.
이들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들이 부모보다 더 똑똑한 신인류다. 이미 많은 가정에서 이러한 아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어른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새로운 미디어를 즐기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한쪽으로 비켜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디지털 경제」의 저자로 유명한 돈 탭스콧이 최근 발간한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원제 Growing Up Digital)을 보면 N세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정보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라는 점을 꼽는다.
필자는 지난해 MP3플레이어 관련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N세대 젊은이들을 많이 만나봤고, 이를 통해 마케팅전략과 상품의 방향을 정립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품이 나왔을 때 신세대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흥미로웠다.
본체보다 백 밴드 헤드폰에 더 신경쓰는 아이들, 액세서리를 붙이는 위치에 관심있는 아이들, 파는 사람보다 더 물건에 대해 잘 아는 아이들 등 전시장이나 매장에서 아이들의 반응은 기존의 제품과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왜냐하면 이것은 N세대를 겨냥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직 이들이 왜 CD보다 음질이 우수하지도 않은 MP3에 열광하고, 질 나쁜 스티커 사진을 핸드폰에 붙이고, 또 YG 패밀리 뮤직비디오를 방영하기 위한 온라인 운동을 벌이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인터넷 시대의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강국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지금까지 50년동안 컴퓨터나 통신이 발달한 것보다 앞으로 10년동안 더 크게 변할 기술개발을 단지 엔지니어와 과학자의 몫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N세대에 대한 문화·사회·정치·인류학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현재 이러한 시도는 특히 문화 및 학술계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여러가지로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연구는 또 정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으며 기업체, 학계, 연구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또 하나의 새로운 연구소를 세우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N세대를 그들의 시각으로 연구, 분석하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정부와 대기업이 이를 위한 펀드를 제공하고, 또 흩어져 있는 연구그룹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조직을 구성한다면 우리는 인터넷 선진국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우선 현재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는 국내의 인문·사회과학 및 기술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자리에 만나 토론하는 광장을 만들 수 있다.
또 인간의 본래 모습을 연구하는 인문과학이 더 이상 과거의 인간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미래의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이·공계 학자들에게도 다양한 인문·사회 분야 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하는 파트너로서 위상을 높여 주게 될 것이다.
<한상기 벤처포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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