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북미 수출가격 인상에 잇따라 착수할 움직임이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모리정기제작소가 이달 말의 계약 완료분부터 머시닝센터, 수치제어(NC)선반 등 모든 기종의 가격(달러 기준)을 일률 10% 인상하는 것을 비롯해 오쿠마도 다음달 선적분부터 10∼15% 인상할 예정이다. 야마자키마작도 경쟁력 있는 복합가공기 등을 대상으로 8∼16% 올릴 계획이다.
일본 공작기계업체들이 북미 수출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지난 95년 이후 4년만이다.
이와 관련, 오쿠마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각 업체는 생산체제나 부품조달 방법 등의 합리화로 가격상승을 억제해 왔으나 최근의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엔화 강세에는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일본 공작기계 업체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은 엔화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대응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모리정기 등 대형 3사 이외 OKK도 다음달부터 대미 수출용 전기종의 가격을 평균 7.5% 올리기로 결정했고, 히타치정기와 도시바기계도 인상을 검토중이다. 모리정기와 오쿠마는 유럽용 수출가격 인상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의 주요 공작기계 업체는 올 초 자체 기준환율을 달러당 115∼120엔으로 설정했는데, 120엔으로 정했던 모리정기의 경우 1엔 상승할 때마다 2억엔 정도의 수익이 감소해 환율이 105∼110엔에서 안정되면 20억∼30억엔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98회계연도(98년 4월∼99년 3월) 매출기준으로 대미(對美) 수출 비율은 모리정기와 오쿠마가 30%, 히타치정기와 도시바기계, OKK 등은 16∼35%에 이른다. 그러나 내수부진이 2년 가까이 진행됨에 따라 각 사는 수익확보를 위해 수출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일본의 북미수출용 공작기계는 20만∼30만달러의 횡(橫)형 머시닝센터 등 자동차·반도체 관련 산업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숙련공 부족으로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복잡한 가공이 가능한 턴키방식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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