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디지털시대의 "젊은 일꾼" 육성

안승권 LG전자 기술지원담당

 전자업계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일원으로서 올들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디지털」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그런데 그 말이 워낙 넓게 사용되다보니 스스로 디지털 기술이 갖고 있는 무한대의 확장성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디지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든 못하든 우리는 이미 디지털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커다란 변화에 동승하고 있다. 또 이같은 환경변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구세대에게 적지 않은 위협의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은 디지털 환경변화가 그 출발점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우리의 선택 역량과 의지에 따라 변화의 주체로서 세계적으로 절대강자의 지위를 누려왔던 세력들과 어깨를 견주거나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고도 할 수 있다.

 민간부문에서는 이미 디지털 경영을 최대 경영전략으로 삼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핵심가치를 설정하고 제품이나 서비스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한편 고객과의 관계설정도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적극적으로 디지털 시대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때다. 하루 빨리 사회의 각 부문이 디지털 사회에 대한 공유가치를 찾고 이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디지털이라 일컬음은 더 이상 디지털TV·DVD·전자상거래·인터넷 등 눈에 보이는 제품 혹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사회과학적인 용어다.

 즉 디지털 혁명은 인류 최대의 혁명이라 불리는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MIT의 니그로폰테 교수가 말한 『당신이 손가락을 내밀면 개들은 단순히 그 손끝을 보지만 인간은 당신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본다』는 비유는 디지털 시대 선택의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시사점들을 던져준다.

 단순히 우리의 손가락 끝이 디지털TV나 인터넷에 머무르기보다는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저 너머를 바라보고 준비할 수 있는 혜안이 요구되는 것이다.

 지금은 사회 각계 지도층의 넓은 안목과 이미 변화하는 환경에 상대적으로 익숙해 있는 젊은 세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조화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한층 더 요구되는 시대다.

 특히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단순한 오락이나 스포츠 분야에서만 발산되지 않고 디지털과 같은 미래산업에서도 빛을 발함으로써 그들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장차 사회발전의 기초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제도나 사회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어야 할 때다.

 디지털 시대는 아이디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젊은 세대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다음 세기에서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투자할 때다. 바로 그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다.

 기성세대의 풍부한 경험과 젊은 세대의 에너지를 결합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디지털 시대의 주역으로 도약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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