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냉각방식 "공방"

 「김치냉장고는 직접냉각방식이 좋은가, 간접냉각방식이 좋은가?」

 오래전에 일반 냉장고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직접냉각방식과 간접냉각방식 등 냉각방식에 대한 우수성 논란이 최근 김치냉장고에서 재연되고 있다.

 그 동안 김치냉장고 업체들은 모두 직접냉각방식만을 채택해왔는데 최근 LG전자가 처음으로 간접냉각방식을 채택한 서랍식의 김치냉장고를 출시, 사용의 편리성을 강조하고 나서자 만도기계·삼성전자 등 기존업체들이 간냉식 제품은 김치나 야채 등을 오랜 기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없다며 성능을 폄하하고 나선 것.

 기존 업체들은 그 동안 김치냉장고가 일반냉장고와 달리 직냉식의 냉각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김치나 야채 등을 오랜 기간 저장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 업체가 간냉식의 문제점으로 가장 먼저 꼽고 있는 것은 수분증발이 많다는 점.

 직냉식 제품은 냉매관이 저장실을 감싸고 돌면서 저장실 자체의 온도를 낮춰주기 때문에 수분증발이 거의 없는 반면 간냉식 제품은 저장실에 냉기를 강제로 불어 넣음으로써 저장중인 식품의 온도를 낮춰주는 방식이라 일반 냉장고나 에어컨처럼 내부의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저장중인 식품이 말라버려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또 간냉식의 경우 냉각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냉기 순환을 위해서는 내부에 공간을 둬야하기 때문에 보관용적률이 적고 냉기를 불어주기 위한 팬사용 등으로 인해 에너지효율도 낮으며 내부 온도 편차도 심해 맛을 변질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과거에 일반 냉장고에 대한 냉각방식 경쟁에서 결국 간냉식이 승리한 점을 들어 간냉식의 김치냉장고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기존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간냉식의 경우 냉기를 불어주기 때문에 냉각속도가 월등히 빨라 내부온도를 일반 냉장고보다 낮은 온도로 유지해주고 저장중인 식품을 밀폐용기에 넣어두면 수분증발을 막을 수 있어 저장기간이 오히려 직냉식제품보다 길다고 반박한다.

 LG전자 관계자들은 특히 직냉식 제품의 경우 내부에 성에가 끼기 때문에 나중에는 냉각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들 제품은 모두 상부개폐식이라 속에 들어있는 김치통을 꺼낼 때는 오히려 냉기 손실이 많고 내부청소도 어려운 반면 자사 제품이 서랍식이라 청소도 쉽고 공간활용도가 높은 데다 필요한 부분의 김치통만 열면 되기 때문에 냉기손실도 오히려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치냉장고의 경우 일반 냉장고와는 달리 김치를 중심으로 야채나 과일 등 수분이 많은 음식물을 저장하는 한국형 제품인 데다 그 동안 김치냉장고 시장을 선점해온 업체들이 모두 직냉식 제품으로 일반 냉장고와의 차별화를 꾀해온 터라 현재로서는 간냉식보다 직냉식 제품이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김치냉장고를 선호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차별성에 끌리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LG전자의 마케팅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 최근 대우전자가 내년에 간냉식 제품을 자체개발해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는 등 간냉식 제품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어 최근 벌어지고 있는 김치냉장고에 대한 냉각방식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