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업계의 구조조정에 불을 지핀 것은 미국의 대표적인 D램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다.
98년 D램분야의 전통적 강자였던 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사의 D램 생산부문을 전격 인수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꾀한 것이 세계 메이저 업계의 판도변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사는 TI 이전까지만 해도 기술선도형 기업이라기보다는 원가절감을 통해 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침투하는 이른바 「이류급 업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크론사가 주력하는 시장도 대형 PC업체들을 상대로 하는 한국과 일본 업체들과는 달리 주로 북미 현물시장이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사업전략이라는 것도 간단했다. 이미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을 특유의 칩사이즈 축소기술로 원가를 절감, 싼 값에 현물시장에 내다파는 것이 전부였다.
마이크론사가 매년 한국과 일본·대만의 D램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시비를 걸고 넘어진 것도 사실 이같은 사업형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D램분야에 기술선도적 업체였던 TI의 D램 생산부문을 인수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미국의 델이나 컴팩 등 대규모 PC제조업체들과의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되면서 예전의 마케팅 전략으로는 수요업체들의 기술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사업전략의 전면 수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른바 TI생산라인 정비작업과 선도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이중의 부담이 작용하면서 마이크론사의 D램 출하량이 한때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델컴퓨터사에 공급한 64MD램 제품에 하자가 발생했다는 소문까지 나돌 만큼 마이크론사는 급작스런 전략 수정에 따른 혼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업체들은 단기적으로 64M와 128MD램 분야에서는 마이크론보다 일본의 NEC가 경쟁자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볼 때 마이크론의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선 TI사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가장 많은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인 데다 마이크론의 양산기술이 접목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관련업계는 마이크론사의 차세대 제품개발을 위한 설비투자가 매우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64MD램과 128MD램 양산을 위한 0.21∼0.18㎛ 공정 도입이 사실상 마무리된 데다 최근에는 가장 앞선 공정인 0.15㎛ 미세가공 기술로 생산한 D램 샘플을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걸쳐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마이크론은 이번 샘플출하를 계기로 향후 1년 이내에 대부분의 D램 생산라인을 0.15㎛의 공정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라인으로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경쟁업체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메인메모리 분야에 대해서도 인텔사의 지분 투자를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구축, 인텔에 128M 및 144M 다이렉트 램버스D램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단자당 최대 전송속도가 600Mbps, 712Mbps, 800Mbps 등 3종으로 구성됐으며 인텔의 칩 평가가 끝나는 대로 주요 고객에 대한 샘플출하도 본격화하는 한편 올 하반기부터는 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이밖에 최근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의 강력한 견제 기술로 등장한 PC133 싱크로너스D램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 싱크로너스 D램에 대해서도 막대한 투자를 실시하고 있어 그동안 한·일 양국이 양분해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막강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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