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 투자 되살아난다

 급속한 경기회복과 금융기관들의 자금지원 확대 등에 힘입어 중소 제조업체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3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외환위기로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급랭했던 데 대한 반등에 따른 것으로,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기업은행이 전국 1606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중소제조업 설비투자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작년보다 30.2% 증가한 총 2조37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하반기에는 급속한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1조3084억원 규모의 설비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경기 회복과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회복 등으로 내수 및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시장개방 확대 등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및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데다 금융기관들의 자금지원 확대 등으로 자금사정이 개선되면서 위축됐던 투자마인드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해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63.6%나 급감한 1조8223억원에 그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영향이며 올 전망치는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 5조87억원의 47% 수준에 불과하다고 기업은행은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 및 전기변환장치분야가 86.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1차금속 49.9%, 기계 및 장비 42%, 사무회계용 기계 30.2%, 영상 및 통신장비 27.3%, 의료 및 정밀기계 15% 등 전기전자분야와 통신분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투자대상별로는 건물, 기계장치, 공구·비품부문에 대한 투자가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량·운반구 및 토지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기계장치에 대한 투자(총 투자액 8065억원)의 경우 국산기계에 대한 투자(6181억원)가 전년도에 비해 43.7% 증가에 그친 반면 외국산 기계에 대한 투자(1883억원)는 71.9%나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중소기업 설비투자가 주로 「생산력 증대」 「노후설비 개보수」 「설비자동화」 등에 중점이 두어졌으나 하반기에 들어서는 「신제품 생산(32.0%)」 「연구개발(10.8%)」 「신규사업 진출(7.1%)」 등에 주력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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