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업계가 계속되는 시장환경 변화로 인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된 것을 시작으로 1일부터는 오픈프라이스제도가 새로 도입된 데다 내년 1월1일부터는 특별소비세가 폐지되는 등 그야말로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태전자와 아남전자의 부도사태와 IMF한파가 맞물리면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오디오업체들은 아직까지 그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시장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수입선다변화제도의 경우 그간 일본업체들이 동남아 지역의 생산기지를 통해 한국시장을 지속적으로 우회공략해 온 탓에 이 제도가 폐지된 지 어느덧 9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지금까지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본 오디오업체들이 본토에서 생산한 고품질 오디오를 앞세워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돼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태전자·태광산업·아남전자·롯데전자 등 오디오 전문업체들과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더 이상 비켜가지 않고 일제 오디오와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전략 아래 일제 못지않게 음질과 디자인을 강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인 신제품을 10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제조업체가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지 못하는 대신에 최종 유통점에서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제도가 1일자로 전격 시행되면서 오디오업체들은 혼수시즌으로 시작되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판촉활동에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
오픈프라이스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그간 매출증대에 한몫을 해온 대대적인 세일행사를 벌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간 오디오업체들이 두달에 한번 꼴로 권장소비자가격에서 30∼40% 정도 값을 내린 가격으로 판매하는 「눈가리고 아옹식」의 세일행사로 매출목표를 달성해 온 점에 비춰볼 때 오픈프라이스제도는 사실상 오디오업체들의 중요한 무기 중 하나를 무력화시킨 셈이다.
오디오업체들은 이달 들어 할인행사 대신에 각종 이벤트나 사은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려 애쓰고 있지만 세일판매 만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오픈프라이스제도의 도입으로 제조업체들이 한발짝 뒤로 물러선 가운데 앞으론 최일선 대리점들이 양판점이나 할인점들과 가격 및 서비스로 직접 경쟁을 벌여야하는데 과연 대리점들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오디오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수입선다변화제도나 오픈프라이스제도가 아닌 바로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는 특별소비세의 폐지다.
특별소비세가 폐지되면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오디오를 제외한 일반 오디오제품의 경우 판매가격이 지금보다 평균 12% 정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구매시기를 늦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오히려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과 4개월 정도만 기다리면 100만원대의 오디오시스템을 88만원선에 구입할 수 있는데 필수품도 아닌 가전제품을 서둘러 구입할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소세율 폐지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려면 제조업체들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특소세율 만큼 가격을 앞당겨 인하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이익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오디오업체들이 수입선다변화제도의 폐지와 오픈프라이스제도의 도입, 조만간 시행될 특소세율 폐지에 따라 시장변화에 과연 어떤 식으로 대처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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