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 투데이> 인공암벽

 무더운 여름 날씨가 한풀 꺾이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암벽등반가들은 제철을 만난 듯 도봉산의 인수봉, 선인봉 등 거대한 바위산을 찾기에 바쁘고 도심의 중심부에 위치한 실내외 인공암벽장에서도 클라이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이 도심의 인공암장이나 거대한 바위산을 오르는 암벽등반가(클라이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한번 저렇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위험하면서도 힘든 암벽등반을 왜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사실 암벽등반은 위험하다. 단순히 산을 오른 것과는 달리 신중함과 과감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벽등반을 즐기는 클라이머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는 짜릿한 모험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암벽등반이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를 당하는 확률은 의외로 크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당할 수 있는 위험, 즉 교통사고보다도 오히려 적다. 그 이유는 위험에 대비해 충분히 검증된 방호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기만 하면 암벽등반이야말로 철저히 계산된 모험을 즐기는 매력 넘치는 스포츠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말처럼 암벽등반을 하다보면 누구나 언제라도 추락할 수가 있다. 실제로 추락을 경험하지 않은 클라이머는 아마 한명도 없을 것이다.

 만일 맨몸으로 바위를 오르다가 그냥 추락한다면 당연히 다치게 된다. 암벽등반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배려가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다.

 바로 이 방호시스템을 기반으로 암벽등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방호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고 나면 추락도 두렵지 않게 된다.

 방호시스템의 핵심은 자기확보와 상대확보 두가지며, 목표는 등반중 추락하더라도 땅바닥까지 떨어지거나 바위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면서 추락자가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도록 하는 것이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암벽을 오르기 위해서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은 자일·안전벨트·암벽화·카라비너·8자 하강기 등이 있으며, 낙석이나 추락시를 대비하여 헬멧도 준비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더 많은 장비들이 필요하다.

 자일은 9∼11㎜의 굵기에 40∼50m 정도의 길이를 많이 사용한다. 암벽용 자일은 나일론으로 짜서 가볍고 탄력성과 충격 흡수력이 좋다. 자일은 몸에다 직접 묶을 수 없다.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여기에다 자일을 묶는다. 그래야 더욱 안전이 확보되며 활동이 자유스러워진다. 안전벨트는 허리와 허벅지 치수가 잘 맞는 것이 좋다.

 스파이더맨처럼 바위에 찰싹 달라붙기 위해서는 암벽화를 반드시 신어야 한다. 암벽화는 등산화와는 정반대로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밑창은 마찰력이 강한 고무로 되어 있다. 맨발에 꼭 맞는 치수를 선택하고, 끈으로 묶는 것보다 매직 테이프로 붙이는 제품이 좋다.

 자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D」자형의 강철고리인 카라비너는 개폐장치가 있어 자일을 쉽게 통과시키거나 꺼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등반 도중에는 자일을 묶거나 걸거나 푸는 행위를 두 손으로 할 수가 없으므로 카라비너를 사용하여 한 손으로 처리한다.

 이밖에 8자 하강기는 등반을 마치고 하강시에 사용한다. 또한 등반자를 확보할 때에 확보기로도 사용한다.

 하체용 안전벨트는 허리와 허벅지 치수가 잘 맞아야 하고 품질보증서가 붙은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

 암벽등반을 하기 위해 이들 장비를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암벽화, 안전벨트가 각각 5만∼6만원 정도며, 8자 하강기 1만원 등 20만∼30만원이면 충분하다. 좀더 빨리 익히고 싶으면 산악회나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 된다.

 이들 장비는 서울 회현상가나 동대문, 남대문시장 등에서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며 중고장비는 많은 경험을 통해 나중에 장비 점검능력이 생길 때 추진하는 것이 좋다.

 암벽등반을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체력이 요구될까. 힘없는 사람들은 근처도 가지 못하는 레저스포츠 종목인가. 암벽등반은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괴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암벽등반이 요구하는 체력 조건은 균형감각과 유연성, 과감한 동작이다. 그리고 약간의 팔힘을 필요로 한다. 등반과정의 대부분은 발쓰기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발쓰기 동작을 올바르게 하면 팔힘을 최소한으로 줄여준다. 최근 들어 여성 클라이머들이 많이 늘고 있는 이유도 괴력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여학생이 암벽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50∼60대의 암벽등반가들도 가끔 볼 수 있다.

 한편 대한산악연맹 각 산하단체에서는 9월 중에 인공암벽 등반대회를 개최한다.

 서울시산악연맹이 주최하는 인공암벽 등반대회가 다음달 18∼19일 양일간 도봉산 어택캠프에서 실시된다.

 이번 경기는 초등·중등·고등·대학·일반부·장년부 등 11개 부문으로 나누어 열린다. 참가비는 일반·장년부 2만원, 학생부 1만5000원이며 다음달 13일까지 접수한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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