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수요의 성·비수기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올들어 한해 최대 성수기인 1월부터 3월까지 월평균 15만대를 형성했던 국내 PC시장은 비수기인 4·5·6월에도 월 평균 14만8000대 정도가 판매되면서 1월부터 6월까지 월 PC 공급량 곡선이 거의 수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한해 최대 비수기로 여겨지는 7월과 8월에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PC 공급량은 14만7000대에 이르고 있으며 이어 이달에도 최대 성수기에 비해 불과 5000대가 줄어든 14만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PC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연초 1∼3월과 연말 12월에 PC 공급이 집중되면서 한해 최대 비수기인 7∼8월의 월평균 수요량이 최대성수기 월평균 수요량에 비해 15%포인트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소비자들이 그동안 졸업·입학·결혼 행사가 집중된 연초와 연말 등 특정한 기회를 활용해 PC를 구매하던 방식에서 최근 연중무휴 구매하는 실구매 패턴으로 전환되고 있는데다 국내 PC시장이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PC 판매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LGIBM 등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비수기에 사실상 개점휴업했던 영업전략을 탈피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할인행사를 크게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PC 구매패턴이 실수요중심으로 변함에 따라 그동안 두달에 한번꼴로 실시하던 할인행사를 분기별 1회로 크게 축소했으며 벤처기업, 소호 시장 등 계절수요와 관계없는 특수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올 초에 실판매 가격제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할인행사를 크게 줄이고 직판영업을 강화하는 등 성·비수기 구분 없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수요패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우통신(대표 강병호)과 LGIBM(대표 이덕주)도 최근 성·비수기 구분 없이 월평균 1만6000대의 PC가 판매됨에 따라 비수기에도 성수기에 전개한 영업전략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금융권, 벤처기업 등 새롭게 부상한 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PC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PC 수요가 성·비수기 구분이 없어지는 것은 PC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제조업체들도 새로운 시장환경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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