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렸던 해태전자·아남전자·대륭정밀 등 중견 가전 3사의 경영실적이 지난 상반기에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태전자(대표 허진호)는 지난 97년 10월 부도를 낸 이후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기염을 토했으며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도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폭적인 경상적자를 냈던 아남전자(대표 염동일)도 상반기에 경상적자폭을 크게 줄였으며 당기순손실도 많이 줄이는 등 적자폭을 감소시켰다.
지난해 경상적자를 흑자로 반전시키는 데 성공한 대륭정밀(대표 이행부)도 올 상반기에는 경상흑자폭을 더욱 늘리면서 대폭적인 당기순이익을 냈다.
해태전자는 지난해에 174억여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지난 한 해 수준에 가까운 매출확대에 힘입어 9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는 지난 96년 이후 3년 반만이며 부도가 난 지 2년 반만에 가장 양호한 경영실적이다.
해태전자는 그러나 과도한 부채비용으로 인해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해태전자는 상반기에 815억여원의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무려 2246억여원에 달한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도 4486억여원의 당기순손실을 감안하면 지난 상반기의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의 폭은 대폭 감소한 수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아남전자는 적자를 흑자로 반전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적어도 적자폭을 줄이는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89억여원에 달했던 영업적자가 상반기에는 97억여원으로 감소했으며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각각 1338억여원에서 328억여원으로 감소했다.
대륭정밀 역시 올 상반기에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실적을 모두 초과달성하는 등 갈수록 경영이 호전되고 있다.
경상이익은 지난 한 해 동안 22억여원이었으나 상반기에만 27억여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에 17억여원이던 것이 올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2억여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들 3사는 올상반기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거두었지만 아직 갈 길은 험난한 것으로 보인다.
해태전자는 매출확대와 영업이익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부채로 인해 여전히 경상적자와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부채의 출자전환이라는 빅카드가 없이는 경영정상화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초 부도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아남전자는 슬림화를 통해 적자폭을 감소시켰지만 자금과 신뢰도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3000억여원이던 매출액이 상반기에는 780억여원으로 대폭 감소, 매출확대를 통한 영업이익 실현이 지상과제로 남아있다.
3사 중 가장 양호한 대륭정밀도 유망상품 발굴의 부재로 인한 매출축소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2177억여원이던 매출액이 상반기에는 44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륭정밀은 매출비중이 가장 높았던 위성방송수신기(SVR)의 채산성이 떨어져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이를 대신할 전략상품들이 아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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