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보안에 더 많은 관심을

 지난 5일 컴퓨터망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를 소탕하는 일종의 경찰 본부격인 미국의 보안전문 인터넷사이트 「안티온라인(AntiOnline)」이 해킹당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세계적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및 보안업체인 미국 시만텍사의 홈페이지가 5명의 해커에 의해 12시간씩이나 유린된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3일 만에 이같은 일이 재현됐다는 것은 인터넷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뜻한다.

 안티온라인은 러시아의 인터넷 계정을 사용하는 한 해커가 컴퓨터에 직접 침입한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웹사이트의 아이콘인 「부릅뜬 눈」을 클릭하면 「비싼 보안시스템이 어리석음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떠오르는 방법을 통해 해킹당했다.

 문제의 홈페이지는 1시간 만에 복구됐지만 이번 사건으로 안티온라인이나 시만텍 같은 전문기업의 자체 사이트도 해킹당하는 판에 어떻게 다른 사이트를 보호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가 들끓었고 인터넷 보안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인터넷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백악관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해커들에게 당한 사례가 있었고 세계 주요 언론사들도 이들에겐 좋은 먹이감이 되고 있을 정도로 인터넷 해킹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일상적 사건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나 민간기업들은 저마다 인터넷 보안 대책을 매뉴얼로 작성, 체계적 대응을 서두르고 있고 좀더 업그레이드된 방화벽을 도입하는가 하면 기업들에는 신제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이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새로운 밀레니엄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정작 보안만큼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찍이 이같은 역기능을 간파한 세계 유수 기업들이 저마다 보안 솔루션을 선보이면서 해커들과 씨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는 등장하고 있지 않다.

 아무리 훌륭한 비상대책과 방화벽을 갖추었더라도 해킹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스템은 아직 없다고 봐야 한다. 「잠그고 또 잠그어도 불안까지 잠글 수는 없다」는 일반 보안업체의 슬로건은 인터넷 보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인터넷이 전세계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벽한 보안이 얼마나 절체절명의 과제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인터넷 보안에 구멍이 뚫리면 그 파장은 Y2K사태에 비할 바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Y2K에 대비, 기업들은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심지어 총기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연도 인식의 오류로 인해 대출업무가 마비될 것에 대비하고, 개인들은 Y2K로 약탈·방화가 발생할 것을 우려, 자위 차원에서 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해킹에 노출되면 사소한 범죄는 고사하고 전세계 금융시스템의 혼란은 물론 핵전쟁까지 유발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는다. Y2K와는 차원이 다르다.

 완벽한 인터넷 보안은 없다. 현재로서는 어떠한 대책과 보안 솔루션보다 더욱 중요한 보안 무기는 사이트 운용자 및 사용자들의 보안의식과 함께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뿐이다. 모든 보안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주장하는 것도 「완벽한 인터넷 보안은 없다. 보안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다.

 한국은 오는 2003년 1200만명의 인터넷 인구를 확보하는 인터넷 대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20억 달러에 달하는 아시아지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무려 50억 달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네티즌이 인터넷 보안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끊임없는 관심을 쏟아야 한다. 제도로 막을 수 없다면 주의와 관심이라도 배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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