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지털VCR "타이밍" 놓쳤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디지털TV 초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디지털 방송을 녹화,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VCR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디지털TV와 함께 2000년대 새로운 유망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VCR의 개발을 완료했으나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시시기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의 경우 이미 JVC·히타치·마쓰시타 등이 미국 시장에서 디지털VCR의 판매에 들어갔으며 소니도 다음달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는 등 본격적으로 디지털VCR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디지털TV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내놓고도 디지털TV와 연계해 판매될 디지털VCR 시장은 일본 업체들에 고스란히 뺏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디지털VCR와 비슷한 기술이 필요한 디지털 캠코더는 이미 판매에 들어갔으나 디지털VCR는 아직 출시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미 디지털VCR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기술은 확보해 놓고 있어 시장성이 보일 경우 6개월내에 출시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삼성전자의 디지털VCR는 일러야 내년 이후에나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디지털멀티미디어연구소내 디지털VCR 개발팀에서 최근 디지털VCR의 개발을 완료했으나 아직까지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도 디지털TV의 보급이 활성화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디지털VCR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 초 연구소에서 디지털VCR 2개 모델의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담당하는 VCR사업부로 이관했다.

 대우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디지털VCR 출시계획은 수립되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 수출용으로 양산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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