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사이버페이먼트" 왜 증자했나

 「코리아사이버페이먼트(KCP·대표 김근배)가 증자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해 인터넷 전자상거래(EC) 지불서비스 전문회사로 설립된 KCP가 12억여원의 자본금을 최근 30억원 이상으로 증자하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증자의 특징은 그동안 실적이 거의 전무했다는 이유로 외면하다시피했던 5개 신용카드사들이 각각 5억원을 출자, 주요주주로 참가한 것. 특히 KCP는 이르면 이달 안에 창투사 등 외부로부터도 자본을 유치, 또다시 100억원 규모로 늘릴 것으로 알려져 관련업계는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배경=국민·비씨·삼성·LG·외환 등 5개 카드사들은 급성장하는 EC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장 대중적인 지불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신용카드사들도 이제는 EC환경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 『EC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안전한 지불환경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사회 등을 통해 KCP의 현 사장인 마스타카드 김근배 사장도 곧 전문경영인으로 교체, 특정 브랜드이미지를 불식시키면서 지불서비스 전문업체로 키운다는 게 참여카드사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기존 지불서비스 관련 업계는 신용카드사들의 인터넷지불시장 진출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KCP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신용카드사들의 의지는 곧 급성장하는 EC 지불시장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불서비스업체 관계자는 『5개 신용카드사들이 일종의 담합체제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신규 개설될 인터넷 가맹점의 지불대행서비스를 KCP에 몰아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될 경우 데이콤·이니시스·삼성SDS·LG인터넷·한국정보통신 등 기존 업체들이 입게 될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지불서비스 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KCP에 지불대행을 독점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 『하지만 신규 진출하는 인터넷 가맹점들을 모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했다.

 ◇전망=신용카드사들이 KCP에 힘을 싣더라도 당분간 채산성을 확보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는 힘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이미 기존 전문 지불서비스업체들이 상당한 시장 장악력을 지니고 있으며, 지불서비스 선택권은 일단 가맹점에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은 미미한 EC시장 규모에서 KCP가 시장진입에 성공할 때까지 신용카드사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들이 KCP에 가맹점을 집중시키려 하더라도 불공정 거래관행 등의 소지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의 인터넷회사 투자열풍 등을 고려할 때 KCP의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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