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에는 패기로 뭉친 벤처업체들이 많다. 중소기업 포털을 꿈꾸는 신생업체 에스비컴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 직원은 사장까지 포함해 모두 다섯 명.
『「http://www.sbcom.co.kr」 사이트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에스비컴이란 이름도 스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또는 커머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박현식 에스비컴 사장(35)은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벤처사장치고는 나이가 좀 많은 편이다.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졸업을 앞둔 박 사장은 지난 15년간 전산분야에서 일한 베테랑 엔지니어.
『지난 15년간 오로지 전산만 했습니다. 군대까지 군수사 전산병으로 갔죠. 써니전자, 대생기계, 중앙정보처리처럼 전산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곳만 찾아 다녔습니다. 이제 30대 중반에 시작한 에스비컴은 저에겐 실패할 수 없는 도전인 셈입니다.』
에스비컴 사무실은 직원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면 꽉 찰 만큼 좁은 공간이지만 근무환경은 다른 창업지원센터보다 나은 편이다. 넉넉한 주차공간에 회의실도 쓸 수 있다. 보통 툭 터진 공간에 여러 업체가 공동으로 입주하는 곳이 많은 데 비해 숭실대는 회사별로 독립된 방을 쓸 수 있어 24시간 일하는 데 불편이 없다.
여기선 휴일아침 휴게실 소파에서 담요를 덮고 잠을 자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벤처지원센터에서 일하려면 밤을 새우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야 한다. 벤처기업의 요람이자, 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 1호에 입주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모두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벌써 매스컴에서 주목한 벤처들도 많다. SW개발 전문업체 이모션테크, 인터넷폰마우스업체인 BIT정보기술연구소, 음성인식시스템업체인 이프컴, 온라인 네트워크 축구게임 「드림사커」를 개발한 드림볼 등이 모두 야무지고 자신만만한 벤처업체들이다.
중소기업 포털로 방향을 잡은 업체는 에스비컴 한 곳 뿐이다.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지난 15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쏟아부어 승부를 걸어 볼 생각이다. 사실 박현식 사장은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한 편이다. 대학시절엔 학교에서 숙식을 다 해결해야 했을 정도로 경제사정이 나빴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넉넉한 월급을 챙겨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야 말로 박 사장처럼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인들에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신천지라고 믿는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중소업체의 전자상거래를 위한 포털사이트다.
에스비컴(http://www.sbcom.co.kr) 사이트는 아직 중소기업 포털이라고 부를 만큼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을 비롯, 에스비컴이 그동안 홈페이지 구축을 대행해 준 40여개 중소업체들을 링크시켜 놓았고 신문잡지 기사 등 중소업체 관련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수 없이 많은 벤처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꿈은 있습니다. 에스비컴 사이트를 발판으로 언젠가는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ISP로 성장할 겁니다. 필리핀 쪽으로 진출할 생각이죠. 튀는 아이디어로 하루아침에 뜨는 벤처보다 착실히 계단을 밟아 올라갈 겁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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