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여름방학 과학행사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들이 다음주부터 여름 방학에 들어간다. 여름휴가 때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산과 바다를 찾는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과학행사를 소개한다.

 우선 서울시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6일 동안 코엑스 태평양관에서 「99 컴퓨터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만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만들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대학」 「디지털영상」 「게임」 「사이버 증권」 등 10여개의 주제관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대를 비롯해 10여개 대학이 참가하는 「대학관」을 찾으면 「사이버 태권도 학교」 「무인 조종비행 시스템」 「인터넷 만화방송국」 「각종 로봇」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설립·운영하는 벤처기업들이 주로 참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들이 출품하는 것 중에는 기성세대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독창적인 품목이 많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사이버 태권도 학교」에는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5000만 태권도 동호인을 대상으로 각종 태권도 관련 정보를 영어로 제공하고, 기계과 박사과정 학생들이 창업한 「스페이스로보틱스」도 항공 사진촬영을 위한 무인 조종비행 시스템의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숙명여대도 「애니비에스」라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만화 방송국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활동하는 만화 작가와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사이버 증권관」을 찾으면 대우·현대·LG·대신 등의 증권사들이 전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컴퓨터의 다양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관람료 3000원, 문의 02-419-0126).

 서울과학관(관장 사상덕)도 이번 방학을 맞아 다양한 과학체험 행사를 준비했다. 눈길을 끄는 행사로는 우선 생활주변의 과학적 현상에 대하여 실험을 통해 알아보는 「생활과학교실」, 과학 꿈나무들인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영재과학교실」, 유명한 과학·기술자를 초빙해 평소 궁금했던 첨단 과학기술의 각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과학 강연회」 등을 들 수 있다. 또 「과학 영화상영」과 「99 학생발명이야기대회 수상작 특별전시회」도 각각 과학과 발명에 대한 꿈을 키우는 소중한 행사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무료, 02-3675-5114).

 여의도에 있는 사이언스홀과 분당에 있는 한국통신과학관도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특히 LG사이언스홀은 방학 때만 되면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평소의 두배가 넘는 500여명으로 늘어나 2∼3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관람이 어려울 정도로 서울과 수도권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모두 9개로 이루어진 전시관 가운데 학생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곳은 「환상체험코너」. 어린 학생들은 환상 홈쇼핑 코너에 들러 자신의 얼굴과 체형을 CCD 카메라로 촬영해 컴퓨터에 입력한 후 사고 싶은 옷을 고르면 옷을 입은 모습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탄성을 지르곤 한다. 또 첨단 컴퓨터 기술을 한데 모아놓은 「멀티미디어코너」와 「원격학습 코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무료, 02-3773-1045).

 한국통신과학관도 지난해 9월 개관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분당과 과천 지역 최대 명소로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태다. 특히 국내에서 보기 드문 최첨단 시설과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는 「이미지 영상관」은 프랑스의 유명한 거울 전문 연출가가 입체적인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봉화와 파발제도 등 근대 이전의 통신수단에서부터 위성을 통한 영상전화에 이르기까지 통신의 역사를 파노라마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정보통신관」도 정보통신의 기본원리를 관람자들이 직접 조작하면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터치방식으로 작동하는 PC로 소리가 전기신호로 변환되고, 전기신호를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설명하는 「전기통신의 원리」 코너와 카메라 앞에 직접 서보기도 하고 마이크에 말을 해보기도 함으로써 아날로그와 디지털 통신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꾸민 「아날로그와 디지털 코너」에는 항상 관람객들이 넘쳐 20∼30명씩 기다리기 일쑤다(무료, 0342-727-0560).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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