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T 기종따라 수급 불균형

 하반기들어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 기종에 따른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가가치가 적은 14·15인치 CDT는 공급부족으로 돌아서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반면 업체들의 주력기종으로 떠오르는 17·19인치 대형기종 CDT는 공급과잉을 보이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4·15인치 CDT의 공급은 크게 부족하고 업체들은 바이어들이 원하는 물량을 제때 공급해주지 못하고 있는데 14인치의 경우 하반기 수요량 350만개에 비해 공급량은 280만개에 머물러 20% 정도 공급부족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CDT의 주력기종으로 떠오른 17인치의 하반기 공급량은 지난 상반기보다 오히려 500만개 이상 늘어나면서 수요량 2200만개에 비해 20% 가량 초과현상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4인치 CDT의 가격은 한때 48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들어 다시 50달러선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15인치 CDT는 65달러선에서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는 등 소형기종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17인치 CDT의 가격은 개당 100달러선이 무너지면서 98달러선에 형성되고 있으며 19인치 CDT는 180달러에서 최근 5∼10달러가 하락하는 등 대형기종의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업체들이 저부가가치제품인 소형기종의 생산라인을 단종시키거나 17인치 이상 대형기종으로 전환하면서 물량공급이 줄어드는 대신 17인치 이상 대형기종은 업체들의 설비증설에 생산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4인치 CDT의 경우 삼성전관·LG전자·오리온전기 등 국내업체들의 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 300만개에서 올 상반기 70만개로 무려 210만개나 줄어들었으며 대만과 일본의 경우도 올해들어 생산 자체를 아예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7인치 CDT의 경우 대만업체들의 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 110만개에서 올 상반기 510만개로 무려 5배 가량 증가했으며 국내업체들도 지난해 상반기 300만개에서 올상반기 700만개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통신업체들이 저가 PC를 무료로 주면서 15인치 이하의 모니터 수요도 상대적으로 늘고 있는 데 반해 오히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대형기종의 수요가 주춤거리는 것도 기종의 수급불균형을 유발시키고 있다.

 관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CDT 기종간 수급불균형은 CDT의 대형화 추세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 『현재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는 14인치 등 소형기종의 생산량을 늘릴 수 없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으나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는 17인치 이상의 대형기종은 업체들의 생산감축으로 수급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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