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遠燈제어장치" 또 특허시비

　가로등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원등 송수신기 장치를 놓고 특허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원등 송수신기 장치는 가로등이나 보안등을 끄고 켜는 방식을 전자식으로 설계한 무선제어시스템으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 각 지자체가 활발히 도입하면서 이를 모방한 유사제품들이 등장해 기술도용 시비를 낳고 있어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허 시비가 불거진 것은 지난 95년 이 분야에서 특허를 처음으로 출원한 국제전자제어(대표 이정훈)가 최근 『동종업체인 L사가 자사가 설치한 제어시스템의 메인 컨트롤러를 불법으로 변경해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며 L사를 고발조치하면서부터.

　국제는 고발장을 통해 『L사가 95년도에 특허출원한 국제의 원등제어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해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청주시에서는 국제가 설치한 원등제어시스템을 불법으로 개조해 의도적으로 서비스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전자제어 대리점의 하나였던 L사는 지난해에도 국제가 개발한 원등제어시스템 프로토콜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국제전자제어의 상표를 자사의 상표로 뒤바꾸면서 자사 제품을 판매해 국제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L사는 최근 청주시 상당구에 설치한 국제전자제어의 컨트롤러를 무단으로 개조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것처럼 선전하는 방법으로 자사의 제품을 청주시에 납품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측은 『정통부의 무선설비 형식검정을 취득해 설치된 기존 시스템을 무단으로 변경할 수 없음에도 L사가 사전 동의 없이 이를 개조한 것은 불법』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수차례 L사에 보냈으나 시정되지 않아 이번에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사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시스템으로 문제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제전자제어측은 『원등제어기술은 지난 95년 국제전자 명의로 독자 특허출원했으며 최근 관련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L사를 비롯해 국제전자의 대리점을 했던 업체들이 불법으로 사용해 영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법적 소송을 통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등 무선제어시스템은 지난 95년 첫선을 보인 후 전국의 가로등과 보안등 가운데 35% 정도 채택돼 있으며 해마다 10∼15% 정도의 채택·보급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