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트워크업계가 서로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받거나 공동으로 제품군을 갖춰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등 최근 들어 상호협력 움직임이 무르익고 있다.
이는 지난해 특정제품을 바탕으로 입지를 다져온 국산 네트워크업체들이 올들어 학내망을 비롯한 일부 국내시장 및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하면서 서로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스위치나 라우터 등 단일품목으로 시장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며 『인력이나 인지도 때문에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대기업은 중소기업 제품을 공급받아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토털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협력관계는 앞으로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과 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은 지난 4월부터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서로의 제품을 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간의 이같은 상호OEM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정보통신은 자사의 리모트라우터를 콤텍시스템에 공급중이며 반대로 콤텍시스템은 자사의 스위치 허브를 쌍용정보통신 상표로 제공하고 있다.
콤텍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요처가 한 업체로부터 모든 제품을 공급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간의 이러한 제휴 움직임은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은 지난 97년부터 한마이크로텔레콤(대표 모승기)과 일부 네트워크 어댑터카드와 허브를 OEM방식으로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디어링크(대표 하정률)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해외시장 공동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두 회사는 미디어링크의 스위치와 LG정보통신의 라우터로 제품군을 구성해 유럽지역에 공동진출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상호제품 운용성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LG정보통신측은 『이번 제휴는 서로에 이익이 되는 윈윈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관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까지 국내 모 업체와 이러한 OEM계약을 추진했으나 가격이견으로 현재 계약체결을 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향후 상황에 따라 이같은 국내업체로부터의 OEM전략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어차피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이 단독으로 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이러한 협력관계가 확대된다면 서로 자신의 강점분야에 힘을 집중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국산 네트워크산업을 발전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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