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올 들어 인터넷은 우리 관심의 중심에 서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우선 주가만 보더라도 인터넷 관련 주식은 코스닥 시장의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어떤 회사의 주식은 연초에 비교해 거의 20배나 오르기도 했다. 인터넷 인구도 작년에 약 100만명이라 추정했는데 올해는 약 400만명이라고 하니 그 성장의 가파름이 가히 짐작이 간다.
인터넷은 앞으로 1∼2년 안에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그 이유는 바로 통신속도가 인터넷이 바라는 멀티미디어를 구현할 정도가 되고, 이미 전세계적으로 1억이 넘는 인구가 표준화된 단말기, 즉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의 주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시점에서 그 성장세는 가파른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미 우리 코스닥 시장에는 이런 변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은 우리에게 황금알을 낳아 주는 거위의 역할을 할 것인가. 98년도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은 인터넷 회사의 주식이 수십배로 올라 많은 이에게 이익을 제공하였다. 매출실적도 저조하고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라 이들 주식 값이 오르는 것을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분명 우리에게 지금까지의 그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고 또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들은 인기스타를 보면서 그들을 동경하고 또 많은 젊은이들은 그들과 같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치열한 경쟁을 알지 못한다. 못다 핀 꽃들이 그들 뒤에 가려진 채 수도 없이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이 있다.
인터넷은 정보통신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일종의 미디어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생산과 판매가 예측되는 그런 일반적인 산업과는 그 형태가 너무 다르다. 우선 투자 대비 효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마치 수억 달러를 들이고도 흥행에 실패하는 영화처럼 인터넷도 접속횟수나 가입자수와 같이 흥행을 나타내는 숫자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과 많은 투자를 했어도 그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O양 비디오」 사건에서 보듯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요구하는 것이라면 투자와는 상관없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미디어는 방송국이라는 막대한 시설이 필요하다. 그것도 전세계를 커버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제한된 구역에서만 방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터넷은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전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뭔가를 서비스하고 그것이 여러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바로 스타가 될 수 있다. JFAX라는 가상 팩스 서비스는 지난 3년간 한 달에 9달러를 받고 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쳤으나 EFAX라는 서비스는 동일한 내용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불과 3개월만에 30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일반적으로는 JFAX가 다만 얼마간이라도 돈을 벌고 있으니 더 나으리라 생각하겠지만 인터넷의 경우는 다르다. 3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EFAX가 더욱 가치있는 회사인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그럭저럭 돈을 많이 받는 밤무대 가수와 비록 돈은 없지만 TV에서 갑자기 인기를 얻은 신인배우와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할까.
인터넷은 바로 이런 흥행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그 어떤 비즈니스 모델도 성공하기가 힘든 무한 경쟁의 대륙이기 때문에 독특한 개성과 순발력 그리고 사용자를 흡입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것들은 그 회사만이 가지는 아주 중요한 성공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이 힘을 발휘해 21세기 지식산업사회의 신 주역으로서 세계인들 앞에 당당히 나서게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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