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삼성SDS 이사
디지털 네트워킹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IBM이나 HP·오라클 등 정보통신기술을 대표하는 선진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이버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e코머스」나 「i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인터넷 전자상거래 진입이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을 바라보면 어떤 때는 선진기업들의 「e코머스」에 대한 강조 한마디에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기도 한다.
최근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대명사인 아마존의 총주식 가치가 하락하고, 인터넷 검색업체인 야후와 전자경매를 하는 e베이·AOL·e트레이드 등 세계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주식들의 가치가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물론 나스닥 시장의 주가는 항상 변동하게 되어 있으니 주가의 폭락만을 문제삼을 이유는 없다. 단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 주식의 심한 변동의 가장 큰 원인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을 들 수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 주식이 기업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3.5개월마다 2배로 증가하는 인터넷의 사용 증대와 미래 산업으로서의 시장가치 등은 인정할 수 있으나 투자에 대한 적정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형편이고,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지는 실물시장의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야기시키는 대표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투자자들이나 고객에게 아직은 신뢰를 크게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추진하는 기반은 사회저변에 믿음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본다. 전자상거래의 기술은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존 산업사회에서 항상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상품을 고르고 서비스를 선택하던 확인상거래를 탈피하여 보지 않고도 거래를 할 수 있는 「거래의 신뢰」, 주고 받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홈페이지에서 충분히 설명되고 배달된 후의 품질과 일치하는 「품질의 신뢰」,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 「거래문화의 신뢰」, 제품과 서비스의 대가를 확실하게 지불하는 「지불의 신뢰」 등이 어우러져 믿음의 사회를 형성하는 것이다.
믿음의 사회 형성의 기본은 역지사지와 평등에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고전적인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인 지배자와 종속자의 관계가 아닌 대등한 파트너십의 관계가 형성될 때 우리는 안정된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에 앞서 수억의 세계 친구를 상대로 더불어 함께 사는 믿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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