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20);새로운 경제학 (4)

비트화로의 급진전

 디지털 혁명 이전에도 기술은 기업 발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코어스는 지난 37년 전보 및 전화와 같은 통신기술들이 지닌 권능적 역할을 주시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는 대규모 조직을 유지하는 비용이 줄어들었으며 이에 따라 보다 더 큰 규모의 기업 창출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도 디지털 기술이 수행하는 이러한 역할은 관련 역사와의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컴퓨터, 네트워크 및 대규모 데이터 저장 능력으로 인해 보다 더 크고 복잡한 기업들이 부상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은 더 많은 시장 기능들을 내면화하는 한편 점차적으로 세계화하는 시장에서 한층 폭넓은 범위의 행위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지난 96년 한해 동안만 정보기술에 2120억달러를 소모했다. 이는 GDP의 약 5%에 미치는 규모다. 세계 금융시장이 정보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정도는 과히 놀랄만하다. 기술 없이는 이러한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대규모 공산품 업체들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창조물이다. 하나의 예가 주요 석유업체인 브리티시 페트롤륨(BP)이다. 이 회사는 알래스카와 베트남과 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주요한 작업들을 수행하는 한편 전세계를 대상으로 탐사, 정제 및 소매 판매들을 통합, 조정해 오고 있다.

 BP는 상품 시장에 자사의 제품들을 판매하는 데서부터 엄청난 분량의 지질학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또한 전세계에 걸쳐 자사의 전문가들과 고위 간부들은 물론 답사팀들과도 정기적으로 영상회의를 개최하는 데까지 모든 면에서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무어와 메카프의 법칙에 따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은 순식간에 매일매일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되고 있다. BP가 영상회의 시스템과 함께 팀들이 문서와 도표 및 여타 작업 내용들을 공유하고 동시에 편집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들을 갖추고 가상 팀워크에서의 실험을 시작한 지 몇 개월만에 이러한 통합된 기술은 BP가 운영해 나가는 방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다년간에 걸쳐 그러한 기업들에게 하인으로 봉사해 왔던 부분이 이제는 해당 기업의 최악의 악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아이러니다. 기술은 기업 운영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시장 그 자체의 비용도 함께 줄인다. 다시 말해 좀더 효율적이 되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또한 점점 더 효율적이 되고 있다.

 무어의 법칙과 메카프의 법칙은 트랜잭션 비용이 점진적(리엔지니어링 및 이와 유사한 원가절감 행위를 실시하고 있는 오늘날의 기업들에서 보듯)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제프리 레이포트 교수와 존 스비오클라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이렇게 진화하고 있는 「시장공간(marketspace)」에서는 달라지는 것이 인프라뿐만이 아니다. 트랜잭션의 내용과 문맥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을 컴퓨터를 서로 연결시킨 하나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경제의 시험대로 생각해야 한다. 세계적이고 끊임없이 작동하는 한편 구매에서 판매, 생산 및 유통의 과정을 점점 자동화하고 있는 시험대로 여겨야 한다.

 다시 앞서의 종이클립의 예로 되돌아 가보자. 당신은 이제 건물을 나서는 대신 직접 「오피스 데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당신이 원하는 제품을 클릭하고 당신의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주면 다음날 즉시 UPS를 통해 종이클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곧 이러한 과정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에이전트」로 인해 훨씬 향상될 것이다.

 이는 파이어플라이와 같은 신생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제품들이다.

 파이어플라이는 복잡한 패턴 매칭 알고리듬을 이용해 고객의 이전 행위와 또 점차 확대되고 있는 다른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내의 행위들을 토대로 고객에게 쇼핑 추천까지 해주고 있다.

 오늘날 월드와이드웹에서 종이클립을 구매하는 행위를 결코 탈마찰적 거래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실제 세계에서 쇼핑하는 것보다는 이에 엄청나게 훨씬 더 가까운 것만은 사실이다. 적어도 당신의 오피스 관료주의에 발목을 잡히는 것보다는 분명 훨씬 더 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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