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오픈와이즈

 『정보통신기기의 경량화와 소형화가 급진전될수록 필기인식 기술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필기인식을 가장 많이 채용하고 있는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비롯해 휴대폰, 전자수첩, 정보가전 등에도 필기인식 기술을 채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오픈와이즈 지대훈 사장(34)의 말이다. 그는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필기인식 시스템을 통한 전자서명이 일반화될 것』이라며 『필기인식 시스템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

 오픈와이즈는 창업한 지 1년 반이 채 안되는 신생업체. 하지만 필기인식 시스템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필기인식 시스템이란 입력된 필기모양을 분석해 그에 해당하는 문서 값으로 바꿔주는 시스템. 이 시스템은 사람마다 글씨를 쓰는 방법이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일정한 인식률을 유지하는 상용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오픈와이즈가 개발한 「펜와이즈」는 사용자가 자신의 글씨를 여러 번 입력해 이를 문자데이터로 등록해 놓도록 한 제품. 사용자의 필체에 맞추기 때문에 이용자가 따로 연습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높은 인식률을 얻을 수 있다. 영어와 한글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아쓰기를 지원하고 프로그램 크기도 32KB로 작은 편이다. 또 윈도CE, 팜파일럿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고 인식속도도 거의 리얼타임에 가까울 만큼 짧은 것이 장점이다.

 이같은 기술 덕분에 오픈와이즈는 지난해 2월 정보통신부에서 우수 신기술 업체로 지정됐고 11월에는 우체국 정보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PDA용 필기인식 시스템 공급업자로 선정됐다. 내년 말까지 4만 카피가 공급되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우체부들이 손쉽게 PDA를 통해 필요한 문자를 입력하고 바로 전송할 수 있다.

 또 올 2월에는 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지리정보시스템에 오픈와이즈의 필기인식 시스템을 장착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제이텔과도 셀빅용 필기인식시스템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처음부터 제품의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약간의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진다거나 고성능 시스템을 요구한다면 문제가 있지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필기인식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오픈와이즈의 방침입니다.』

 지 사장은 이같은 장점을 살려 조만간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 첫 신호탄으로 최근 싱가포르 「켄트리지(Kent Ridge) 디지털연구소」에 자체 제작한 자바PDA용 필기인식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공급하기로 한 것은 시험 프로젝트에 필요한 200 카피 정도지만 싱가포르 전학생에게 PDA를 공급하려는 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수백억원의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달 초에는 필기체의 제약을 탈피하고 인식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2.0 버전을 개발, 자바원 콘퍼런스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이처럼 회사가 하루가 다르게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정작 사령탑을 맡고 있는 지 사장은 지금도 직원들과 『6개월만 더 해보자』고 말한다. 수많은 벤처기업들 중에 하나를 추가하는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기술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벤처기업의 모범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도 세계시장에서 빅뉴스라 할만한 제품을 내놓아야지요.』

 한글과컴퓨터의 자연어 처리팀장과 한메소프트 인터넷사업본부 부본부장 등 벤처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는 지 사장은 회사가 커지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한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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