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지나 바다를 끼고 한동안 달리는데 바닷가에 별장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별장들은 거의 대부분이 미국인들의 것이며, 더러는 그곳에 살면서 미국으로 출근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달리는 길옆에 펼쳐진 바다 멕시코만은 바로 헤밍웨이의 소설에 나오는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었던 그 바다였습니다. 아직 읽지 않았으면 한번 읽어보십시오. 아주 간결하고 장려한 필체로 된 좋은 소설입니다.
우리는 곧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국경에 인접한 소도시로 무역의 거점이기도 하였습니다. 온 도시가 시장처럼 되어 있었고, 각종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기도 했지만 내가 보기엔 쓸 만한 물건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곳을 그대로 통과해서 다시 바다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렸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해안도시 바하 칼리포르니아였습니다. 그 도중에 제럴드의 친구가 있다는 해안의 별장에 도착해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미리 연락을 취했던 관계로 그의 친구 브라운은 아내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브라운의 아내는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키는 외모에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에 입고 나온 오드리 헵번의 의상을 연상시키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녀를 보면서 나는 영화의 장면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브라운 부부는 미국인이었는데 왜 그런 곳에 머무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역시 CIA 요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곳에는 잠시 와 있는 인상이었습니다. 해변의 절벽 위에 있는 브라운의 별장에서 보면 바다는 짙은 청색으로 거칠게 그려놓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더구나 벼랑 아래에 부딪히는 파도는 일찍이 본 일이 없는 하얀 거품을 내뿜고 있었고, 갈매기 떼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떼를 지어 날아다녔습니다. 그만큼 갈매기의 똥도 여기저기 쏟아내고 있어 별장의 난간에는 하얀 갈매기의 똥이 쌓여 있었습니다. 가끔 갈매기가 우리가 앉아 있는 허공을 날아다녔기 때문에 들고 있는 음료수 잔에 똥이 떨어지는가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갈매기들은 날면서 아무 곳에나 똥을 싸댄 것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떠나려다가 브라운의 아내가 안내를 해서 우리는 그곳에서 200여m 떨어져 있는 마리아의 성지에 들렀습니다. 바닷가에 마리아 상이 있고, 그 건물 안에 기념품 상점이 있었는데, 브라운의 아내 말로는 스페인이 멕시코를 점령한 이후 기독교를 포교하는 과정에 이 해변에서 신부가 타살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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