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올해 반도체 부문의 설비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린다.
삼성전자는 12억달러 수준으로 책정했던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 규모를 18억달러로 50% 상향 조정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같은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 9억달러의 2배이며 IMF이전인 97년의 2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비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미 마이크론사의 텍사스인스트루먼츠사 인수, 현대전자의 LG반도체 인수 등으로 대형화하고 있는 D램업체들과 경쟁에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안정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최근 일부 대형 D램업체들의 물량공세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제조 원가 절감을 위한 설비 투자의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비 투자는 IMF로 자금상황이 최악이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20억달러선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8억달러 투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 투자가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늘어난 투자 재원을 우선 기흥 공장에 신규 건설하고 있는 9라인과 기존 D램 반도체 생산라인 업그레이드에 사용할 방침이다.
특히 0.18㎛(1미크론은 100만분의 1m)의 최첨단 공정을 도입하는 9라인은 오는 3·4분기 말부터 월 1만6000장의 8인치 웨이퍼를 처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설비 투자재원의 대부분을 128M 및 256MD램과 다이렉트 램버스 D램 등 차세대 제품 양산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D램 생산공장 증설에도 일부 재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설비 투자가 정상적으로 집행될 경우 삼성전자는 올해 64MD램 2억6000만개, 128MD램 4500만개 정도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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