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화제> PC로 "큐피드 화살" 꽂는다

 신촌의 한 카페. 한 여학생이 컴퓨터 앞에 앉아 부킹을 하고 있다. 골프장이나 여행지를 예약하려는 게 아니다. 이번 축제에 같이 갈 파트너를 물색하는 중이다.

 화면에는 20명의 후보자 얼굴이 차례로 나타난다. 신상명세서까지 읽어본 후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마우스로 클릭한다.

 하지만 화면에는 사랑의 화살표 대신 시커먼 「도둑」 그림만 떠오른다. 세 살이나 어린 남학생을 부킹하려다 도둑심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

 이번에는 다른 후보를 골라보지만 번번이 부킹 실패. 이러다 아무도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폭탄」으로 뽑혀 퇴장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재도전한 끝에 결국 한 남자의 삐삐와 휴대폰 번호, E메일 주소를 알아낸다.

 「컴부킹 스튜디오」에 가면 볼 수 있는 새로운 풍속도다. 5월은 축제의 달. 대학가에서는 아직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 이같은 영상채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채팅이란 한마디로 사이버공간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스튜디오」. 참가자들의 자료가 서비스업체의 채팅서버에 전송되면 서버에서 서로 어울릴 만한 상대를 찾아 사이버미팅을 주선해 준다.

 영상채팅은 주로 홍대앞, 신촌, 대학로, 건대앞 등의 대형 커피숍이나 PC방, 게임방에서 이루어진다.

 컴부킹 스튜디오 이외에도 매리넷, 듀엣클럽 등 최근 영상채팅 서비스업체가 늘어나면서 진행형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매리넷은 상대방과 직접 얼굴을 마주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특징. 이 서비스와 연계된 대학가 커피숍을 찾아가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회원에 가입한 경우엔 테크노마트 21에서도 무료로 영상채팅을 해볼 수 있다.

 창밖으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15층의 전망좋은 카페테리아에 자리잡은 매리넷 영상미팅 스튜디오는 오후가 되면 주로 여성회원들로 붐빈다.

 PC용 카메라 앞에 앉아 상대방의 모습을 보며 채팅을 즐기다가 느낌이 통하는 파트너와는 따로 만날 약속을 하기도 한다.

 한편 PC통신의 채팅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천리안 마이 파트너(http://chollian.mypartner.com) 서비스는 나와 함께 축제에 갔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이성친구를 알려준다.

 참가자들은 우선 사진을 한 장씩 입력해야 한다. 그러면 관상학에 입각해 가장 궁합이 맞는 이상형 얼굴을 보여주고, 등록된 회원 중 이상형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찾아 파트너로 추천해 준다.

 이같은 서비스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관상학에 입각해 남녀 각 250만명의 생김새를 이목구비와 얼굴형으로 분류한 후 다시 조합, 실물과 흡사한 몽타주를 출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앞으로는 외국의 젊은이들과도 영상채팅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컴부킹 스튜디오는 미국 LA와 일본 오사카에, 매리넷도 LA, 뉴욕, 캐나다, 호주에 지사를 설립해 국제영상미팅을 주선할 계획이다.

 또 결혼정보회사 EB, 듀오가 디지털 통신망을 이용한 영상맞선을 기획하고 있는가하면 러브헌트(http://www.lovehunt.com)는 전세계 가입회원들을 대상으로 궁합을 검색, 5명의 후보와 온라인으로 채팅과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페에 가지 않아도 가입비만 내면 내 PC에 영상회의용 카메라를 설치하고 채팅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집에서 영상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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