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형가전 수입 급감

 지난해에는 IMF사태에 따른 환율상승으로 소형가전제품의 수입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진공청소기·전기밥솥·주서믹서·전기다리미·헤어드라이어·전기면도기·커피메이커·토스터 등 8대 소형가전제품을 포함, 지난해 소형가전제품의 총수입액이 9823만7000달러로 지난 97년 2억5551만1000달러보다 무려 61.6%나 감소했다.

 특히 8대 소형가전제품의 수입액은 지난 97년 1억1492만8000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236만4000달러로 80.5%나 격감했다.

 이처럼 소형가전제품의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은 환율상승으로 수입가격이 급상승한 데다 국내 소비도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소형가전제품의 내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60%를 넘어서는 수입감소는 무엇보다도 원화절하에 따라 수입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국산제품에 비해 떨어진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즉 지난해 소형가전제품의 대폭적인 수입감소는 순전히 환율변동에 따른 결과이지 국산 소형가전제품의 경쟁력이 제고됐기 때문이 아닌 것이다.

 지난해 수입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제품을 품목별로 보면 지난 97년 수입액이 57만8000달러에 달했던 정수기의 경우 지난해 8만2000달러로 무려 85.8%나 줄어든 데 이어 진공청소기 84.8%, 커피메이커 84.1%, 미용기기 80.7%, 식기세척기는 74.6%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은 외산선호도가 높으면서도 가정에 꼭 필요한 제품도 아니고 국산대체가 가능한 품목들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가 상승과 IMF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수입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전기다리미와 전기면도기의 수입감소폭이 이들 품목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전기다리미와 전기면도기 및 이발기는 각각 지난해 수입감소폭이 59.3%와 61.8%를 기록, 전체 수입 감소폭과 비슷하거나 하회했다.

 특히 전기면도기와 이발기의 수입액은 지난 97년 3729만9000달러, 98년 1424만1000달러로 지난 97년에 이어 98년에도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많은 수입액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전기다리미는 지난해 수입액이 567만 달러도 단일품목으로는 전기면도기와 이발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입액을 차지했다.

 전기다리미는 지난 97년에는 단일품목 수입액 순위에서 전기면도기 및 이발기, 진공청소기, 커피메이커 다음으로 4위였으나 지난해에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기면도기 및 이발기와 전기다리미는 내수시장에서 수입비중이 가장 높은 대표적인 품목들로 이들 제품의 수입감소폭이 타 품목에 비해 낮았던 것은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국산대체가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8대 소형가전제품의 수입액이 2236만4000달러로 전체 소형가전 수입액 9823만7000달러의 22.8%에 불과, 전체 비율면에서 대폭 감소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8대 소형가전제품의 수입액이 1억1492만8000달러로 전체 소형가전 수입액 2억5551만1000달러의 45%나 차지했었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소형가전산업의 축을 이루고 있는 8대 소형가전제품의 수입비중이 지난해에 크게 낮아진 것은 비록 환율상승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올해에도 지난 97년보다는 환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산업 활성화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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