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중반까지만 해도 외산 일색이던 국내 고압트랜스포머(FBT) 콘덴서 시장이 지난해말부터 국산제품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FBT용 콘덴서는 모니터·TV용 트랜스포머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2만7000V에서 3만5000V까지 높은 전압을 발생시켜야 한다. FBT용 콘덴서는 그동안 다른 콘덴서에 비해 투자비가 많이 들어 국내 업체들이 쉽게 생산하지 못했다.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번에 30억원 정도를 투입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에폭시 등 재료의 손실률이 높아 대량생산체제를 갖추지 않고서는 수익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년 전까지 국내 시장은 일본 다이쓰·마쓰시타와 대만 파라드·타이롱 등 외국 업체들의 무대였다. 당시 국내 총 수요는 월 130여만개. 전세계 시장을 70% 가까이 장악했던 다이쓰는 100만∼130만개를 공급, 국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했다.
그러나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대략 250만∼260만개로 알려진 월 수요량 가운데 현재 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광전기·성문정밀·고려전기 등이 주도업체다.
97년 FBT용 콘덴서 양산체제를 갖췄던 극광전기는 지난해말부터 한달에 140만개를 생산하며 외국 업체로부터 선두자리를 확실하게 빼앗았다. 지금은 밀려드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라는 게 극광전기 관계자의 설명. 성문정밀은 올해 월 60만개의 생산체제를 갖췄고 내년에는 생산설비 증설에도 나설 계획이다. 고려전기 역시 3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FBT용 콘덴서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약진 역시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제품의 가격이 70% 이상 떨어졌다는 점.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수익을 확보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부가가치 제품은 아직까지 외국 업체들이 강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점유율 확대에 걸맞게 수익률을 개선하는 게 국내 업체들의 당면과제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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