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미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게임의 신동」이라 불리는 신주영씨(22)가 그 대표적인 사례. 아직 성공한 삶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의 실적과 노력하는 모습에서 주위 사람들은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그의 본명은 원래 신주영이 아니라 박창준이다. 유명세를 타기 전 친구의 이름을 자신의 전용 ID로 빌려쓰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본명인 박창준보다 신주영이 그에게는 더 친숙하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일본에서 열린 「버추얼 파이터Ⅱ」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스타크래프트 세계 대회 챔피언 십을 획득해 게임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최근 두루넷배 NTN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고, 브루드워 세계 챔피언 토너먼트 8강에 진출해 올 8월에 열리는 통합월드챔피언 토너먼트 시드를 확보했다.
이처럼 국내외 유명 게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자 그를 추종하는 게이머들이 300∼4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게임대회 때마다 30∼40명의 팬들이 몰려 게임분야의 대부로 불릴 정도다.
골프 신동 타이거 우즈가 4세 때부터 골프에 입문, 가능성을 보여 주었듯이 신주영군도 4살 때 동네 오락실을 찾아 갤러그를 너무 잘해 오락실 주인은 물론 이웃집 형들로부터 「게임 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때부터 게임과 인연을 맺은 신군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방을 찾는 끈기를 보여주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후에는 게임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이 굳으면서 담임 선생님과 담판, 게임에 몰두할 수 있었다.
96년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상경해 각종 게임대회에서 실력을 발휘, 대형 게임방업체와 게임제작업체들이 앞다퉈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그는 현재 연세대에서 운영하는 현대세가게임스쿨에 재학중인데 수업료 전액을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에서 뒷받침하고 있으며 게임방 체인업체인 청호정보통신에서도 게임대회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 진정한 프로 게이머로 전향하고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인터넷에서 게임 동호회를 만들었는데 현재 300여명이 참여해 정보교환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신주영군의 하루 생활은 일반인들과는 정반대다. 오후 3, 4시에 일어나 게임방에 들러 방송·잡지사의 게임 평론 원고를 작성하거나 게임관련 공부를 하고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밤새워 게임을 즐기는 것이 하루 일과다.
신주영군은 지금도 많은 시간을 게임 연습에 할애하고 있으며 보통사람과 달리 새로운 방법을 연구·시도하고, 전략을 자주 바꾸는 등 프로게이머로 대성하기 위한 자질과 자세를 갖추고 있다.
최근 프로게이머협회를 구성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게임 평론가, 게임 제작자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신군은 「게임 전략집」과 「에세이」 등 3, 4권의 게임 관련 서적을 5월 중 출간할 예정이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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