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마사다가 결국 함락됐듯이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인터넷업계의 마지막 보루인 야후도 지금 내·외부적으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인터넷순위 조사업체 미디어 메트릭스는 검색업체 라이코스가 웹사이트 방문자수 및 접속률에서 야후를 제쳤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라이코스는 접속자수가 3190만명에 달해 3130만명의 야후에 비해 60만명 이상의 차이를 두고 야후를 추월했다. 특히 야후는 접속률 면에서도 라이코스에 추월 당했다. 지난달 라이코스 접속률은 51.8%인데 반해, 야후는 50.8%에 그쳤다.
라이코스의 론 세이지 부사장은 『이같은 조사결과는 현재 라이코스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터넷 이용자 및 광고주들이 이 같은 결과를 눈여겨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업체의 웹사이트 방문자수와 접속률은 인터넷 광고단가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야후는 매출액에서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특히 야후는 현재 8개의 유럽 국가, 7개 아시아 국가, 캐나다와 남미 등에서 개별국가의 언어로 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또한 접속률이 연쇄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주목을 받았다.
야후는 이에 대해 『이 같은 결과는 단지 지난 한달에 근거한 시장조사자료로 결과적으로 라이코스가 야후에 비해 방문자수와 접속률 부문에서 추월했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올해 초 200달러를 상위하던 야후의 주가가 최근 190달러대로 하락하는 것도 야후로서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ORB) 의장은 최근 인터넷 주식으로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주식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야후의 주가가 실제 자산에 비해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어 소형 악재에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앳홈(@Home)·디즈니 등과 같은 경쟁사들이 야후의 독주 타도를 외치며 빠른 속도의 인터넷 서비스와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야후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케이블TV사업자 앳홈은 올해 초 익사이트를 67억달러에 전격 인수, 익사이트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자사의 초고속 케이블TV망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검색업체 인포식 주식을 대량 사들인 월트디즈니도 자사의 다양한 콘텐츠를 발판으로 포털사이트 진입에 주력하고 있다.
야후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 멀티미디어업체 브로드캐스트.컴을 인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콘텐츠를 확보키 위해 지난해 무료 홈페이지업체 지오시티스를 전격 인수했다.
그러나 야후의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독주를 거듭했던 과거와는 달리 앞으로 야후는 이들과 예측을 불허하는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인터넷경매업체 이베이(eBAY), 인터넷서적상 아마존 등의 업체들이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존 포털업체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이로 인해 검색업체인 야후의 성장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사업의 주류가 정보검색사업에서 전자상거래(EC)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도 야후의 성장에 장애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도 야후는 현재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일부 국가의 지사장들은 미숙한 언론 대처로 미국 본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고 또한 경영마인드가 미천한 지사장들이 그 국가의 특성에 맞는 인터넷사업을 살리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야후의 브랜드만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야후가 여전히 거대 인터넷기업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후의 설립자인 제리 양은 여전히 사장이라는 공식명칭 대신 치프(Chief)라는 명칭으로 불려진다.
물론 이는 업계에 벤처기업다운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케팅 및 홍보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는 벤처기업의 한계를 드러내 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야후는 벤처기업다운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경쟁사의 특화된 서비스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타국가에서 책임을 떠맡고 있는 지역 사장들의 경영감각 및 이에 따른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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