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정보통신 관렵법의 대대적 손질

　전자·정보통신 관련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예상된다는 보도다.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 등 주요 관련부처에서 경제회복과 지식정보사회 구현을 위한 법적 기반 조성을 위해 전자·정보통신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법률의 제·개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자거래기본법·벤처기업특별법 등 전자·정보통신 분야와 관련한 법률의 제·개정 작업에 이어 올해에도 상당수의 관련법률이 제·개정될 예정이어서 전자·정보통신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련부처별로는 정통부의 경우 연내에 「정보보호를 위한 암호이용법」 제정을 비롯하여 기존 전기통신설비 형식승인 유효기간 폐지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기본법」과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안 등을 마련, 오는 6월중 입법예고할 계획으로 있다고 한다.

　산자부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산업기술단 지원에 관한 특례법」 「계량 및 측정에 관한 법률」 「변리사법」 「전기사업법」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 촉진에 관한 법률」 등을 연내 개정할 방침이다.

　문화부는 영상진흥기본법·영화진흥법·공연법·음비법 등을 통합한 영상진흥법을 6월까지 입안해 7월 입법예고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밖에도 문화예술진흥법·저작권법 등을 개정할 계획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과기부도 기술이전의 주체를 국가연구사업 참여자로 하고 기술이전 관련 업무 추진기구 설치를 골자로 한 기술이전 촉진법을 제정키로 해 6월 입법예고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연구개발 성과의 실용화를 전담하는 연구개발실용화사업단 설립과 KT마크 및 국산신기술 제품 신고제도 통합을 목적으로 한 기술개발 촉진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행자부에서도 폐기물관리법 등 여러 관계법을 제·개정할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IMF 위기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과 지식정보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이 올해도 계속 추진되는 것에 맞춰 법률적 뒷받침을 위한 각종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본란에서도 최근 전기용품안전관리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지연을 계기로 지적한 바 있지만 국회에서 개정안 심의·통과가 어느 정도 원만하게 이루어지느냐가 우선 관심사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존 정부 주도의 전기용품 형식승인제도를 민간 주도로 전환한다는 방침 아래 국회에 개정안을 상정해 놓고 있지만 모법인 규제개혁법안에 발목이 잡혀 8개월째 국회에 계류중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법안 자체로서도 안전인증제도의 세부기준을 담을 동법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규정 개정에도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어 정부 목표인 내년 1월 전기용품안전인증제 실시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차제에 우리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몇 가지 법안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시행계획을 확정지어 관련산업계가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예를 들어 PL법의 시행시기는 현재 2∼3년 연기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그때 가서 여론수렴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미리 법제정 방향과 내용 등에 대한 여론수렴 과정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부 측에선 기업생산활동 등 실물경제 회복이 전체 경제회복과 직결되는 만큼 기업에 부담이 큰 PL법 시행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지만 기업에 부담이 되는 법일수록 미리 관련산업계가 대응능력을 갖도록 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본다.

　전자업계도 PL법에 대비, 이제부터라도 제조물에 대한 무한책임의 정신으로 개발·제조·판매하는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이처럼 미리 준비하는 입법노력은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령과 같이 부처간 갈등을 사전에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행 관련법의 제·개정에 국회는 물론 관련 기관 및 산업계에서도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