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거래만이 능사는 아니다.」
최근 들어 기업들 사이에 기존 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성장잠재력 강화를 위해 인터넷 상거래 도입이 크게 늘고 있으나 인터넷 상거래 도입이 기업 상황에 따라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인터넷 상거래의 실상과 허상」이란 자료를 통해 인터넷 상거래는 아마존·이베이(eBay)·E*Trade(인터넷 주식거래) 등과 같은 새로운 사업체들을 탄생시키는가 하면 기존의 기업들에도 업무프로세스의 효율성 제고, 시장의 확대, 경쟁구도의 변화와 같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기업별로 사업환경과 핵심역량 및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게다가 인터넷 상거래 활용전략마저도 달라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며 인터넷 상거래의 활용이 모든 기업에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LG연구원은 특히 『일반적으로 당연시 되는 인터넷 상거래 특징 중에서 상당수가 기업 상황에 따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인터넷 상거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비용 및 인력 절감효과 △기존 IT인프라에 대한 자신감 △중간유통단계 축소 △손쉬운 글로벌 차원의 사업전개 △매스마케팅의 종언 등과 같은 통념상의 주요 오류들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메릴린치 및 그레이하운드사는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비용 및 인력감축에 상당한 효과를 거뒀지만 IT분야에 보다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IT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기업의 경우에는 부분적인 비용 및 인력절감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 및 LAN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일부 국내 대기업들은 인터넷 상거래를 위해 몇대의 서버만 추가하면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존 IT인프라에 대한 자신감보다 기업의 전략과 핵심역량, 업무프로세스 등과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일관성 있게 통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인터넷 상거래로 유통단계가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통념도 상당한 오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통념은 제품의 브랜드 및 가격이 주요 구매포인트로 작용하는 산업에서는 적용할 수 있지만 차별성이 없는 제품과 종류가 복잡하면서 구매조달원을 찾기 어려운 산업에는 오히려 새로운 중간유통단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상거래로 매스마케팅 시대가 끝나고 개별고객 단위의 마케팅이 자리를 잡을 것이란 통념도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발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는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취급되는 제품 및 서비스가 대부분 대량생산이 가능한 표준상품이고 주문 가능한 제품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인터넷 상거래를 도입,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사의 사업특성을 고려한 자사 업무프로세스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며, 도입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한다고 LG연구원측은 주문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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