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한차례 전쟁을 치렀던 포털서비스 업체들이 올해에는 국내에서 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외국 업체들끼리만이 아니다. 국내업체들도 수성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빼앗으려는 측과 뺏기지 않으려는 측의 밀고 당기는 공방전이 벌써부터 뜨겁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 속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추가투자를 위해 주식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포털서비스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PC통신서비스 업체들도 이에 가세했다. 해외 업체들의 공격은 전면적이며 집요하다. 본토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하나하나 드러내보이고 있다. 기술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한 힘의 우위가 역력하다.
국내에서 포털서비스 전문업체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만한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여섯개 정도다. 다음커뮤니케이션 한메일넷, 삼성SDS 네이버, 한컴네트 네띠앙, 데이콤 심마니 등이 그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포털서비스를 지향하는 업체는 부지기수다. 포털사이트를 「네티즌들이 많이 모이는 웹페이지」라고 한다면 이들 역시 무한한 성공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국내 포털서비스 업체의 선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무료 전자우편서비스 「한메일넷」으로 포털서비스의 싹을 틔웠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회원 수가 150만을 넘어섰다. 하루 페이지뷰도 500만을 기록, 야후에 버금가는 세력을 형성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 300만 회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호회게시판, 맞춤정보서비스, 전자상거래, 검색서비스는 기본이다. 올 상반기에 무료 홈페이지서비스의 개념을 변화시킨 「마이홈」, 사용자가 쉽게 동호회를 만들 수 있는 「한메일넷 카페」와 개인 폐쇄사용자그룹(CUG) 등도 선보인다. 쪽지, 페이저, 채팅이 가미된 커뮤니티서비스와 함께 여러 콘텐츠 제공자(CP)와 협력해 콘텐츠를 보강하기로 했다.
다른 사업자와의 제휴·협력 부문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네트워크화 포털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이것은 섹션프로바이더(SP)로 불리는 콘텐츠 제공업들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의미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SP들이 단순히 콘텐츠만을 제공하지 않고 해당 서비스에 대해 자사와 공동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SP들의 브랜드이미지 상승을 위해 BI, CI 작업을 지원하고 한메일넷상에서 광고효과도 거둘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모집한 SP를 유형별로 네트워크화해 비즈니스맨, 어린이, 여성 등 계층별 포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말경에는 코스닥에도 주식을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SDS의 포털서비스는 네이버로 대표된다. 삼성SDS는 검색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를 올해 초부터 포털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외국업체들이 흉내낼 수 없는 콘텐츠로 포털서비스 분야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의 개인사용자 기능을 대폭 강화, 주식, 부동산 정보 등 각종 콘텐츠를 이달 안으로 제공하고 쇼핑몰에이전시, 전자우편, 무선호출 기능도 추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검색서비스 「주니어네이버」를 시작했다.
한컴네트의 네띠앙은 전문 정보제공 사업자, 쇼핑몰·이동통신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커뮤니티서비스를 본격화, 해외 포털서비스에 대항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ICQ와 같은 인스턴트 메시징서비스를 제공하고 동호회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휴, 협력을 강화, 지도서비스, 쇼핑몰서비스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해외교포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포털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티즌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마다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해주는 독특한 서비스도 네띠앙의 무기다. 주요 회원제 사이트와 제휴, 네띠앙 ID와 비밀번호만으로 다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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